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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2) - 당신이라는 간질

  • 작성자 : 계명대신문사
  • 작성일 : 2018-06-04 10:45:00

 ●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 -  당신이라는 간질


당신이라는 간질


박상원 (우석대학교•문예창작학•3) 


자주 당신에게 저녁 산책을 하자고 해요

우리는 별들 사이를 헤매며

헤엄치기 위해 빠져 죽는 연습을 하죠

서랍을 열면 당신의 뒷모습이 있어요 

벌겋게 달아오른 둥근 등을 쓰다듬으려하자 

당신은 저의 바깥으로 굽어요

 

제 손이 더럽나요

 

저는 손목을 탯줄로 묶어놓은 채 

당신의 저녁을 봐요 

뱃속에 찍힌 저의 발자국을 보며 

괴로워했을지도 몰라요 

 

저는 아직도 당신의 뱃속에서 지문을 찾아요

 

시가 적힌 저의 일기를 보는 당신은 

어두운 문장들이라 말해요

비극적인 태아처럼 잠들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의 고백은 난해해요 

저는 그것을 해석하는 법을 모르죠 

당신의 뱃속에서 꺼냈던 

성냥 하나를 땅에 심어요

그리고 빛나지 않기를 기도해요

 

더는 서로의 배꼽을 떠올리지 못할 때 

당신의 간질을 닮은 성냥불이 태어나요



● 제36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가작(1) - 수상소감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락을 받고 제 손을 바라보았습니다. 낯설었고 제 것이 아닌 느낌이 드는 날이 많았던 손입니다. 타인으로 인해 움직인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알기 위해 쓰던 시들이 온전한 저의 목소리가 아님을 깨닫게 된 후부터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매번 미끄러지는 일을 반복합니다. 언제 끝이 보일까 생각합니다. 사실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알면서도 끝이 났으면 싶었고 더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길 빌었습니다. 그런 저를 주위 사람들은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네가 시 쓰는 일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냐”라는 식의 말을 들으면 괜히 미웠습니다. 조언해주신 분들에게는 건방지겠지만 저는 아직 제 목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오히려 결핍을 마주하는 게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작품에 돌멩이를 놓아주신 심사위원분께 감사드립니다. 그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생긴 손바닥의 상처를 잘 간직하겠습니다. 

많이 챙겨주지 못해도 각자 열심히 하는 후배들과 같이 고민해주고 공부한 친구들이 고맙기만 할 따름입니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잘 것 없는 수상소감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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