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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 30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박완서 소설가

  • 작성자 : 계명대신문사
  • 작성일 : 2010-06-24 14:38:15

심사위원 - 박완서 소설가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다.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엄마의 말뚝』 『꽃을 찾아서』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장편소설 『휘청거리는 오후』 『서 있는 여자』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아주 오래된 농담』, 동화집 『부숭이의 땅힘』 『보시니 참 좋았다』 『옛날의 사금파리』,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살아 있는 날의 소망』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어른노릇 사람노릇』 등과 묵상집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상(2006) 등을 수상했다.

 

심사평

 

  문학작품 심사는 활자를 집중적으로 꼼꼼하게 읽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 시력이 나빠진 최근 몇 년간은 극구 사양하면서 지내왔다. 그러다가 계명문학상이라는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문학상 심사를 맡게 된 것은 그 처음 들어보는 문학상의 신선함과 나에게 그 일을 부탁하면서 계명 문학상의 내력을 설명하는 담당자의 성의 있고 진지한 청탁 때문이었다. 결정적으로는 내가 그 심사를 맡아주면 앞으로 문학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문학도들에게 큰 힘이 될 거라는 말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더 실토하자면 신춘문예 응모자보다도 더 젊은 대학생층의 풋풋한 감성에 대한 호기심, 미숙한 자유분방으로부터 기 받고 싶은 욕심도 좀 작용한 게 아닌가싶다. 그러나 혹시 전철이나 버스간에서 젊은이들 저희끼리 주고 받는 말에 못알아들을 말이 많은 것 처럼 무슨 말인지, 소통 자체가 불가능한 작품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또한 없지 않았다.


  예심을 거친 작품 중 다행히 그런 작품은 없었지만 이해와 공감에 폭에 있어서 역시 세대차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세대 건너가 아니라 두세대 건너 조손(祖孫)간의 갭 때문에 공감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신인들이니만큼 감동까지는 안가더라도 공감은 할 수 있는 작품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준으로 ‘또각 또각 칸타빌레’ ‘마트’ ‘초식’ 세편을 염두에 두고 고만하다가 초식에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아마 문장에 일정한 품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호감이 갔을 것이다. 초식이라는 제목도 주인공친구가 야생차를 연구하고 야생차 다방까지 하는데서 연유한 것 같지만 이 두 친구의 사는 방법이 초식남을 연상시켰다.


  예선을 통과한 작품의 공통점은 가족과 가정의 부재였다. 셋방구석이라도 좋으니 가족끼리 지지고 볶던 우리 때와는 생판 다른 파편화된 개개인의 삶이 을시년스러워 보였지만, 우리 때만 해도 이 좁은 나라와 핏줄간의 진한 애증이 얽힌 가정의 굴레를 못 벗어나던 생활공간이 세계화 됐다고나 할까, 지구상 도처로 확대되고 그게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묘사된 것도 젊은 글쓰기의 긍정적인 변화로 읽혔다. 사실은 모두 일장일단을 지닌 역작들이었다. 일장일단이야말로 젊은 글쓰기의 특권이니 실망 말고 정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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