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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1회 계명문화상 소설부문 - 심사평(성석제 님)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1-05-23 18:57:42

- 심사위원: 성석제 소설가

 

1961년 6월 12일 경상북도 상주 출생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문학사상에 시 유리 닦는 사람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2003년 제49회 현대문학상을, 2005년 제13회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낯선길에 묻다, 검은 암소의 천국 등이 있고 소설에는 그 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왕을 찾아서, 인간적이다, 호랑이를 봤다 등을 출간했다.
2011.01 경상북도 상주시 홍보대사와 더불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심사평 -

 

소설을 빵에 비유한다면 도우(dough)에 해당하는 것은 이야기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문장과 문체, 시점, 플롯이 정해진다. 이야기가 확실하고 단단해서 가공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팽창할 수 있고 맛이 더해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소설은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아무리 재미있는 것이라 해도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것이라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그저 흥밋거리로 듣고 지나치고 말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부풀어오른 이야기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하게 할 수 있을 때 소설은 완성이 된다.
[나무이야기]는 몸에서 나무가 자라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상에 다시 없을 특이한 사람임에도 주변의 반응은 일반적인 장애인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흔적]은 누군가 자신의 방에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몇 군데 어색한 문장이 있고 완성도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애꾸눈 선장의 비망록]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말하자면 이야기가 제대로 발효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가 아무리 절실하다 하더라도 읽는 사람이 공감을 하지 못하면 한 개인의 이야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
[미장아파트]의 ‘나’는 독자의 시선을 붙들어두는 힘이 떨어진다. 철거를 앞둔 아파트와 그 속에서 마지막을 맞이할 노인과 관련된 세부가 잘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설이 갖고 있는 흡인력이 부족한 것은 주인공이 지나치게 선량하기 때문은 아닐까.
[엿 먹이는 소년]은 스타일이나 관점, 호칭 같은 데서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난다. 오늘의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덕산골 사람들]은 진지하고 사실적인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비문과 오자가 더러 눈에 띄어서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신 귀토지설]은 입담이 좋다. 이야기의 전개 또한 빠르다. 그런데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게 문제로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당선작인 [단검]은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다. ‘단검을 던지는 여자’와 ‘피하는 남편’이라는 설정이 이야기와 사실, 실제와 상징, 개연성과 특수성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실수도 거의 없어 오래도록 가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계속해서 긴장감 넘치는 작품을 써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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