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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에서 앵커(ANCHOR)로, 지역대학 지원 무엇이 달라지나

사업평가 강화, 지원범위 확대, 학생 중심 운영으로 재편

 

 

교육부가 지난 4월 2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이하 RISE)’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이하 앵커)’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자체와 대학의 협력을 통해 지역 소멸에 대응하려던 RISE 사업이 시행 1년 만에 ‘앵커’라는 새 이름과 성격으로 재조정된 것이다. 교육부는 오는 6월 1일까지 관련 규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8월 중 개정 법률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RISE 사업이 앵커 체계 내에서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고 조정될지가 지역대학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 RISE와 앵커(ANCHOR), 공통점과 차이점

RISE와 앵커는 지역과 대학을 함께 살리기 위한 대학 지원 정책이라는 점에서 같은 흐름에 있다.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는 17개 시·도가 지역발전전략에 맞춰 지역대학을 지원하고, 대학 지역 인재 양성과 산업 연계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체계다. ‘앵커’는 지역혁신이라는 추상적인 말에서 벗어나 지역에 ‘닻(ANCHOR)’을 내리고 정착하게 한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지자체가 대학을 지원하고, 대학은 지역 산업과 학생 진로를 연결한다는 점은 기존 RISE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앵커로의 전환은 기존 RISE가 추구해 온 지역인재 양성, 취·창업 지원, 지역 정주라는 목표를 더 명확하게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두 사업의 차이는 성과평가와 사업 운영 방식에서 나타난다. RISE는 지자체가 사업 설계의 자율성과 예산 운영 권한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인 반면, 앵커는 교육부가 지자체의 사업 내용과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연도 사업예산을 지자체별로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에 교육부는 향후 예산 분배 과정에서 지역 산업과 연계성, 학생 취·창업 및 지역 정주율, 거점대학과 인근 대학 간 공유협력 실적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사업수행 주체를 대상으로 사업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자체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는 다음 연도 앵커 전략 수정과 예산 차등 배분, 사업평가 가‧감점 부여 등에 반영될 수 있다.

 

또한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운영하는 교육과정인 계약학과, 장기 직무실습, 창업교육 등 지역대학 학생의 실질적인 취·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업을 더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즉 앵커는 지역대학 지원이 학생의 진로와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지를 더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구조에 가깝다.

 

지원 범위 또한 차이를 보인다. RISE는 주로 17개 시·도 안에서 사업이 이뤄졌지만, 앵커는 여기에 5극(수도권, 동남권, 대경권, 중부권, 호남권)과 3특(제주, 강원, 전북)을 중심으로 한 초광역 협력을 더한다. 행정구역 안에서만 대학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지역 간 생활권과 산업권이 이어져 지역이 함께 인재를 기르는 방식이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 앵커 집행 예산을 2조1천억 원 규모로 편성하고, 5극3특 단위 사업을 전담하는 위원회와 센터를 지역에 설립한다. 결국 앵커는 기존 RISE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학생 체감형 성과, 예산 환류, 초광역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 우리학교 RISE 사업은 어떻게 전개돼 왔나

대구시는 미래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반도체,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를 지역 5대 신산업 분야로 제시해 왔다. 이들 산업은 지역의 성장동력이자 대구권 대학의 인재양성과 산학협력, 취·창업, 정주 정책이 연결되는 기본 축으로 기능한다.

 

우리학교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RISE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지난해 대구시 RISE 사업 대학으로 선정돼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약 9백3억 원 규모의 예산을 바탕으로 15개 단위 과제를 주관하고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육혁신, 미래산업 인재양성, 취·창업 연계, 정주 여건 조성 네 개 분야로 구성되며, 15가지의 단위 과제를 운영한다. 또한 각 분야에서는 ‘파워풀 공유캠퍼스 운영’, ‘연구역량 강화 고급인재양성’, ‘기업집적지 현장캠퍼스 운영’, ‘유학생 전주기 원스톱지원시스템 구축’ 등의 과제가 포함된다. 이중 ‘유학생 전주기 원스톱 지원시스템’은 대구형 RISE 사업 내 우리학교의 대표적인 특화 수행 과제로서, 지역 내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시행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학교는 지난 1월 ‘RISE UP! Career Festival’을 열고 대구 5대 신산업 분야 기업 41곳과 학생을 연결하는 취업 연계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우리학교가 운영하는 RISE가 지역 산업과 학생 취업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대구RISE센터의 앵커 전환 방향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현재 수행 중인 RISE 사업 과제가 그대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RISE행정팀 조완규 선생은 “대구RISE센터에서 앵커 전환 요청이 우선적으로 전달되어야 앵커로의 전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앵커 개편에 따른 대학과 지자체의 반응은

하지만 앵커 전환을 둘러싸고 대학과 지자체는 명칭보다 기준과 시점, 역할과 절차의 명확화를 요구하고 있다. ‘앵커’라는 말이 지닌 의미나 방향성보다 재구조화 적용 시점, 최종 책임자 등 실무적 요소를 우선적으로 명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3일 열린 교육부의 앵커 설명회에서는 RISE 실무진을 중심으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기존 명칭으로 로고와 현판, 홈페이지 개편 등을 마친 대학들이 다시 앵커 명칭을 적용하는 데 따른 행정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앵커로의 재구조화 기준을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반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제시됐으나, 이에 대해 교육부는 “급한 과제는 2026년에 즉시 반영하고, 시기상 어려운 과제는 2027년 계획에 반영하는 등 각 지자체가 과제의 수준과 내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이번 앵커 개편안 발표 이전에 명칭 변경과 관련한 지자체와 대학 간 사전 조율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앵커 체계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실무 현장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전해졌다.

 

다만 교육부가 앵커 전환을 추진한 배경에는 RISE 운영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의 운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1년간 지역 맞춤형 과제 발굴은 이뤄졌지만, 학생과 인재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대구시 또한 지난해 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부산·인천과 함께 RISE 사업 기본계획 평가 공동 11위에 머물며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전국 최초로 대학전담국까지 신설했지만 재정 투자 우선순위, 예산 추정, 사업 추진 구조 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앵커 전환을 둘러싼 쟁점은 대학 및 지자체와 교육부 양측 입장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과 지자체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명칭 변경과 촉박한 일정이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교육부는 RISE를 통해 지역대학 지원 체계를 만들었더라도, 해당 사업이 학생 취업과 창업, 지역 정주로 이어지는지를 보다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것은 앵커라는 새 명칭보다, 변화된 대학지원 사업이 실제 지역과 학생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 앵커, 지역과 학생에 실질적인 도움 줘야

앵커 전환의 의미는 명칭보다 실제 사업 변화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학생 체감형 과제, 성과평가 환류, 초광역 협력을 내세우며 지역대학 지원 기준을 조정하고 있다. 반면 RISE 운영 측에서는 명칭 변경의 실익과 적용 시점, 평가 기준을 둘러싼 의문도 함께 제기됐다. 앵커가 RISE의 보완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의 취지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대학과 지자체가 기존 사업을 어떤 기준으로 유지·조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학교에 필요한 것은 명칭 변화에 맞춰 기존 사업이 지역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 RISE 사업 가운데 어떤 과제가 학생 체감형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어떤 과제가 보완이 필요한지, 대구 5대 신산업과 우리학교의 교육·취업·창업 지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앵커로의 전환은 학생이 지역 정주를 통해 얻는 혜택과 지역 산업과의 구체적인 연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구체화될 때 앵커 전환은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지역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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