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 사는 사람이 해외여행을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유랑민이 새삼 유랑한다는 얘기가 우습지 않은가? 그러나 여권을 챙겨들고 바다를 건너는 것은 역시 누구에게나 큰 산보이다.먼 나라 마을의 길목에서 만나는 동포의 모습에서 고향살림의 맥박을 짚는다. 70년대 하이델베르그에서 만난 가…
30여 년 전 한 정신과 의사가 뜻밖의 얘기를 들려줬다. 인구 5백 명에 한 사람 꼴로 정신이상자가 있다는 것이다. 인구 3백만의 세인트루이스에 6천명의 문제인간이 있다니! 마침 합석했던 뉴욕에서 온 친구가 “그건 말도 안 된다. 맨하탄에는 최소한 두 명에 한 명은 미친놈이다.”고 해서 좌중이 웃었다. 캐임…
4년 전 미군의 공격으로 바그다드가 함락됐을 때 나는 쾌재를 불렀다. 선제공격의 문제점을 몰라서가 아니다. 독가스로 수천의 쿠르드인을 학살한 도살자가 심판 받을 차례가 온 것이 기뻤기 때문이다. 축배를 들며 역사학자 J교수와 닥쳐올 일을 토의했다. 이라크는 그 국토가 43만 5천 평방 킬로, 인구가 2천…
스탕달은 나폴레옹 휘하의 장교로서 수많은 전투에 참여했다. 이탈리아 원정 때 그는 이 나라를 깊이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다. 후에 다시 찾아간 이탈리아에서 그는 백약이 무효한 중병에 걸려 기진맥진하여 파리로 돌아왔다. 놀랍게도 병은 곧 씻은 듯이 사라졌다. 이탈리아에서 너무나 많은 예술의 걸작품들…
지난달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가서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을 찾았다. 그 규모가 작으나 소장품의 질에서 세계최고의 하나로 꼽히는 명소이다. 그러나 히타이트 문명의 유물에서 볼만한 조형미술의 걸작품이 없어 서운했다. 설형문자가 새겨져 있는 돌과 벽돌들이 가장 중요한 보물인데, 히타이트어를 모…
지난해 10월 9일 북한은 핵무기 실험을 강행하여 핵보유국이 됐다. 이것이 일으킨 위기는 6자회담의 진전으로 수습의 가닥이 보인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나라는 없다. 그 확산을 동결하자는 것이 한·미·일을 비롯한 관련 국가들의 목표다. 비관론이 현실론이 되고 있다. 핵과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