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혹시 수면장애인가요?

  • 등록 2017.09.11 13:21:32
크게보기

검증된 과학적 사실 바탕으로 불면증에서 탈출해야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인 인구는 전체의 12%인 4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한 해에만 약 45만 6000명이었으며, 최근 5년간(2011~2015년)으로 보면 193만명을 넘어섰다. 이 글에서는 수면과 불면증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보고, 검증된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불면증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 수면이란?

국어사전에서는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이지만, 신경과학 교과서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수면은 감각능력이 억제되고, 자발적인 움직임이 감소되며, 주변 환경과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상태가 자연적으로, 그리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흔히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잠을 잔다고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뇌파, 근전도(근육의 전기적 흥분을 감지하는 장치), 안구운동 등을 통하여 수면 상태인지 깨어있는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 수면항상성과 일주기리듬에 의한 수면각성조절

수면항상성은 깨어있던 시간에 비례하여 수면의 요구가 증가하고, 잠을 잔 시간이 길어지면 깨어나게 되는 수면조절기전이다.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수면욕구가 증가해서 수면시간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사람을 약 40시간을 계속 자지 않고 버티면 그 후 수면시간이 최고치에 달하게 된다. 한편, 밤새 한 잠도 자지 않더라도 오전이 되면 정신이 맑아지게 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 같이 수면욕구, 즉 졸림은 자기 직전에 깨어있던 시간과 일주기리듬에 의해서 결정된다. 일주기리듬은 24시간의 주기성을 갖는 모든 생리현상으로서, 수면-각성이 가장 대표적인 일주기리듬이다. 빛, 어둠, 기온 같은 외부환경 인자들과 활동, 식사, 사회규범과 같은 동기화인자(zeitgeber, 차이트게버)가 제공하는 신호를 받아들이면서, 인체 내 리듬은 하루 24시간의 일주기리듬을 갖게 된다. 가장 강력한 신호는 빛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면항상성과 일주기리듬이 상호작용을 해서 낮에는 깨어있고 밤에는 수면을 이룬다.



- 불면증이란?

불면증은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는 상황임에도 지속적으로 수면 개시, 지속 시간, 수면 구조 통합 및 수면의 질 저하와 함께 주간의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 장애로서, 일반인의 약 1/3이 반복되는 불면증을 경험한다.



- 불면증의 치료

불면증의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이차적인 원인을 갖고 있는 수면장애로 인한 불면증이라면 그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1개월 미만으로 지속되는 불면증은 대부분 뚜렷한 원인이 있으며,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만성 불면증에서는, 약물치료가 즉각적이고 빠른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복용 시 내성으로 효과 감소, 주간까지 지속하는 진정효과, 약물의존, 약물 중단 시 반동불면증 등의 단점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인지치료 및 여러 가지 행동치료를 함께 적용하는 비약물적 방법으로서, 스트레스에 의한 불면증이나 특별한 원인이 없는 불면증의 경우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검증되어 있으므로 더 나은 치료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지치료는 불면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지나친 걱정이나 잘못된 믿음을 교정해 주는 치료이며 행동치료에는 자극조절, 수면제한, 수면위생, 이완치료가 있다.



- 건강한 수면을 위한 제언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인터넷의 속설과 유행보다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어 받아들여진 자극조절과 수면위생 등의 방법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 몸의 일주기리듬에 영향을 주는 가장 강력한 동기화인자인 빛은 각성을 유도하므로, 자기 전의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은 우리들이 잠들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여러 가지 인위적 자극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향초나 수면음료, ASMR 등의 사용은 신중해야 하고, 잠자리에 누워서 수 십분 동안 잠을 기다리는 행위도 건강한 수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수면에 대해 섣부른 자가진단을 하는 것도 위험하다. 수면 클리닉의 환자 중에서는, 처음엔 다른 수면 질환 때문에 발생한 수면 개시 장애를 불면증으로 오인하여 과도한 수면제 복용 때문에 전체적인 생활이 무너진 경우도 드물지 않다. 수면의 문제가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근태(의학 · 교수) 6k5upa@gmail.com
< 저작권자 ⓒ gokmu.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PC버전으로 보기

계명대신문 [42601] 대구광역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1095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아람관 105호 전화번호 : 053) 580-5731 저작권자 ⓒ gokmu.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