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 심사평(백가흠 님, 임현 님)

  • 2021-12-03 16:56:59
  • 신문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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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1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 심사평(백가흠 님, 임현 님)

- 심사위원

   백가흠 님(계명대 · 문예창작학 · 교수)

   1974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귀뚜라미가 온다>, <조대리의 트렁크>, <힌트는 도련님>, <四十四>, <같았다>, 장편소설 <나프탈렌>, <향>, <마담뺑덕>, 짧은 소설 <그리스는 달랐다> 등이 있다.


   임현 님(소설가)

   2014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그 개와 같은 말>, 중편소설 <당신과 다른 나>를 출간했으며,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평

 제41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의 심사는 모두 일곱 분이 보내준 열 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삼았다. SF적 요소를 차용한 경우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역사물과 로맨스, 판타지 등의 다양한 장르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장르마다 공유하고 있는 문법이나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이를 구성하는 장면들도 나름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다. 더욱이 적지 않은 분량을 완성시킨 그 성실함만으로도 응모자들 모두에게 충분히 높은 평가를 할 만했다. 


 다만, 좋은 상상력이 논리적인 구성이나 개연성을 얻지 못해 다소 작위적으로 흘러가 버리거나, 이와 반대로 매끄러운 전개를 갖췄으나 전형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결국 이번 심사의 주요한 기준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장르 문법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구성적인 완성도’였고, 다른 하나는 인물에게 고유한 사연을 부여함으로써 얻게되는 ‘개별성’이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동일한 사건이라도 각 인물이 가진 에피소드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때에야 얻을 수 있는 효과이다. 단순히 이상한 일이나 비일상적인 경험 외에 그것이 주인공에게 어떤 의미인지 역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르 문학 특유의 세계관 공유는 이야기를 자칫 진부하고 익숙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단순히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세계관 속의 캐릭터 역시 익숙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한 달여 간의 숙독기간을 거쳐 최종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 간의 토론과정에서 주로 거론된 작품은 <팔이 닿지 못해 슬픈 짐승>, <러브 시프트>, <아이> 등 세 편이었다.


 <팔이 닿지 못해 슬픈 짐승>은 지금의 팬데믹 상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감염병을 소재로 아포칼립스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매끄러운 전개를 갖췄고, 인물들의 사연 역시 풍부했으나 전반적으로 진부하고 전형적인 에피소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와 반대로 <러브 시프트>는 ‘사랑자’라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축조해낸 독특한 세계관이 훌륭했다. 다만, 그 방대한 세계를 서술하는 과정이 다소 산만하고, 인물 간의 관계도 역시 충분히 설득되지 않는다는 점은 고민해야 할 지점이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아이>는 종말이 임박한 상황에서 종말 이후에도 영원히 존재할 ‘방주’에 실을 물건을 결정하는 과정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다. 특히,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제약 조건이 이 소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는데, 등장인물들의 사연에 따라 그 기준이나 해석이 변주된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명확하지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응모작과의 차이를 지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를 무리 없이 전개하는 구성적 안정감이 훌륭했다. 


 응모한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과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특별히 당선자에게는 축하와 기대의 마음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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