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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40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 심사평(김중효 님, 이강백 님)

  • 작성자 : 신문방송국
  • 작성일 : 2020-09-21 10:17:18

● 제40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 심사평(김중효 님, 이강백 님)

- 심사위원

   김중효 님(계명대 · 연극뮤지컬 · 교수 / 연극평론가)

   현재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연극뮤지컬전공 교수이자 한국드라마학회 회장이다또한 한국연극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강백 님(전 서울예술대 · 극작 · 교수 / 극작가)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됐다. <파수꾼> <결혼> <봄날> <동지섣달 꽃 본 듯이> <칠산리> <영월행 일기> <느낌, 극락같은> <어둠 상자> 등 40여 편이 공연됐으며.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예술상, 대산문학상, 서울연극제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이강백 희곡전집>(평민사, 전 8권)을 출간했다.



- 심사평

  극문학 부문에는 총 34편의 작품들이 응모하였다. 전체적으로는 희곡보다 시나리오가 많았고 질적 수준도 높았다. 영상물에 관한 관심이 커진 영향이라 생각한다. 이럴수록 극문학의 기둥인 희곡 창작에 더욱 분발해 주기를 바란다. 응모작 중에서 예심을 통과한 작품은 <스윙> <핏줄> <어쨌거나 우린, 행복하니까> <쓸데없는 테이블에 관한 이야기> <혼자가 아니기를> <설렁탕전> 6편이다.

  <스윙>은 결혼을 약속한 사회복지사 은희와 전직 야구선수 준석이 독거노인 기태의 집을 방문해 중계되는 WBC 한일 결승전을 시청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엮어내는 구성이 돋보인다. 훈훈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에서 굳이 결점을 찾는다면 소품이라는 것이다.

  <핏줄>은 부친살해를 다루고 있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가정이 해체된 아들의 분노와 갈등의 긴장감을 점층적으로 쌓아 올리는 솜씨가 좋다. 현관문 잠금장치, TV소리, 콘크리트 착암기 등의 음향도 효과적이다. 대화 중에 폭력적인 아버지의 사랑한다는 대사가 아들이 억눌러왔던 복수 기제의 뇌관으로 작동되는 게 인상적이다. 그러나 아버지가 휘두르는 폭력의 근원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지 못한 채, 한 가정의 구성원 간 대응 폭력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우린, 행복하니까>는 잘 쓴 시나리오 작품이다. 더운 여름을 배경으로 청소년기의 방황과 일탈, 성장하는 과정의 울림이 크다. 환한 밖과 달리 어두운 준혁의 집, 자동차와 자전거의 경주, 고속도로와 국도, 편의점 알바생과 시골집 할아버지를 병치하는 기법, 우여곡절 끝에 강구 해안에서 부모와 만나는 노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감정을 묘사하는 장면 등이 돋보인다. 그런데 성장기의 통증을 다룬 여러 작품이 이미 있기에 본의 아니게 신선함이 떨어진다.

  <쓸데없는 테이블에 관한 이야기>는 대학 수료생 세연이가 엄마의 집에서 쓸데없는 테이블을 자신의 자취방으로 가져온 후 일어나는 이야기다. 다리 한쪽 잘려 돌아온 테이블과 중심인물이 중첩되는 조치가 예사롭지 않다. 자취방, 카페, 공단, 구청 등을 배경으로 플롯을 구축하는 기술이 안정적이다. 사물로 삶의 가치를 견인하면서 보편적 공감을 확장하는 글쓰기도 세련되어 보인다. 후반부에 이르러 중심인물의 성격을 견고하게 구축하지 못한 게 아쉽다.

  <혼자가 아니기를>은 자살율이 높은 우리나라 현실을 패러디해서 보여준다. 이젠 아무나 자살할 수 없다. 행정법원에서 자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작품에는 법원 심사관과 자살 신청자 이십대 남녀가 등장한다. 자살 가능 여부를 심사하고 집행하는 과정이 전개되지만, 실상은 자살방지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반전되는 패러독스가 매우 좋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도 독특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의 어투가 비슷비슷하게 들린다. 좀 더 변별력을 살려낸다면 어느 공모전에서도 당선할 가능성이 크다.

  <설렁탕 전(傳)>은 소설가 현진건에게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 김첨지 친척이라는 김군의 편지로 시작된다. 김첨지가 죽은 아내를 위해 사왔던 설렁탕이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행방불명이니 작가가 책임지고 찾아내든가 다시 사오라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편지가 매일같이 배달되자 곤혹스런 현진건은 김군이 누구인지 골몰한다. 소설과 현실의 영역, 작가와 비평가와 독자의 경계를 지워버린 익명적 공간에서 메타극 방식의 독특한 지적 놀이가 펼쳐진다. 이야기를 촉진하는 12역의 익명 또한 흥미롭다. 텅 빈 무대에서 배우가 연극을 창조하듯이, 등장인물만으로 극적 흥미를 고조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시나리오다. 보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작품일 것이다. 그럼에도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통념을 거부한 독창적 시선과 그에 상응하는 완성도 때문이다. 모든 응모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극문학의 융성을 다 함께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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