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
1961년 경북 예천출생으로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됐다. 1996년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1998년 소월시문학상 수상을 수상했다.
시집 《안도현의 아침엽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연어》, 《외롭고 높고 쓸쓸한》, 《짜장면》 등을 출간했다.
심사평
모든 글쓰기의 목적은 언어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데 있다.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글이라는 형식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표현한다고 해서 일방적이고 사적인 진술방식에 무조건 의존해서는 안 된다. 타인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행위가 글쓰기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글은 ‘나’가 쓰지만 그 글은 이미 공적인 행위에 의해 형상화된 것이다.
시도 마찬가지다. 시를 쓰는 사람과 시 속에 등장하는 화자를 구별하는 일은 시쓰기의 기초에 해당한다. ‘나’를 최대한 객관화시킬 줄 알아야 시적 대상과의 거리조절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본심에 오른 시들의 수준이 예년에 비해 높았다. 일곱 사람의 시에 주목하였다. 「별의 우체국」 외 3편과 「빗방울에 대한 명상」 외 4편을 응모한 사람은 꽤 매혹적인 문장을 구사하고 있으나 시가 말의 경제적 운용이라는 점을 소홀히 하고 있다. 여과되지 않은 관념어들로부터 속히 벗어나야 할 것이다. 「잘 풀리는 집」 외 2편은 서정과 서사를 결합하는 능력이 돋보이는데 생각의 기둥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달을 벗기다」 외 2편은 명료한 감각적 이미지를 구사하면서 시의 신선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시의 짜임이 느슨해지면 공허한 말의 유희에 그칠 위험이 있다. 「서표」 외 2편은 문장 사이 상상의 폭이 넓다. 무엇보다 시를 능숙하게 전개할 줄 아는 사람의 시다. 이 사람은 앞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에 조금 더 밀착해서 펼쳤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끝으로 「입」 외 3편과 「나무에 살다 2」 외 2편이 남았다. 앞의 응모작은 시의 구성이 단단하고 사유와 감각을 잘 비벼내는 솜씨가 있고, 뒤는 소재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쫀쫀한 기백이 일품이다. 고심 끝에 「나무에 살다 2」를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어머니와 나 사이에 나무도장을 설정한 소재 자체가 매우 독특하고 그것을 내밀하게 형상화하는 시적 내공이 만만치 않다. 앞으로 썩 좋은 시인 하나를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계속 정진하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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