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입니다.
심사위원: 김원우(소설가ㆍ문예창작학 교수)
제 24회 소설 심사평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다섯 편의 작품을 통독하고 나니 각편마다의 일정한 성취와 숱한 허물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 그 독후감은 다음과 같다.
<황사 오후> 는 서울의 한 달동네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네 자매의 동거기이자 막내가 상경 후 겪는 일종의 통과의례기를 찬찬하게 기술하고 있다. 사건을 억지로 조작하지 않고 심경의 추이만 쫓고 있는 작의가 돋보이나, 50장 안팎이라 우선 단편으로서의 함량도 미달인데다 자매들의 성격도 고만고만한 상투에 그치고 있다. <눈물 먹는 도마뱀>은 돈벌이 능력이 탁월한 한 유부녀가 외간남자와 질퍽하게 벌이는 정사 현장을 카메라 아이적 수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남편의 일시적인 행방 묘연, 또 그가 저지른 이른바 원조교제의 후유증을 처리하는 작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 한 대목을 반성없이 차용하는 기법 따위에 드러나는 대로 이 작품은 우리 사회의 천박한 성풍속을 어떤 여과없이 수용해버리는 그 통속적 시각이 구접스럽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온갖 신상품, 만능의 전자기기, 안 사고는 못 배기는 소위 브랜드제 따위를 카드긋기로 구입하려는 오늘의 일부 철없는 젊은이들이 소비행태를 깃털처럼 가볍게 다룬 <육십사 화음>은 그 키치한 발상과 기법 자체가 바로 작의임을 웅변하고 있다. 그러나 헐렁해빠진 세태 비웃기라는 작풍의 그럴 듯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실이 너무나 텅비어 있는데다가 오문이 여러 개나 보여 구덥지 않다.
<벽속의 고양이>는 오늘의 대학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이성과의 교제 경험기로서, 그것도 한쪽이 동성애자에게 일방적으로 실연을 당하는 이야기이다. 그림과 음악에 대한 상식적인 접근, 카페에서의 술마시기와 시간 죽이기, 연애의 정황과 그 파탄 등등을 도시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식상하지만, 이 작품의 문장력은 상당히 담박할뿐더러 그에 상응하는 형상력도 어떤 과장이나 무리가 없어서 제법 실경으로 와 닿는다. 당선을 축하하며 소설쓰기에 정진을 거듭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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