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3.1℃
  • 맑음강릉 4.7℃
  • 구름많음서울 4.1℃
  • 맑음대전 2.9℃
  • 맑음대구 3.9℃
  • 맑음울산 3.4℃
  • 맑음광주 5.2℃
  • 맑음부산 5.9℃
  • 구름많음고창 4.3℃
  • 구름많음제주 8.2℃
  • 구름많음강화 3.7℃
  • 맑음보은 2.8℃
  • 맑음금산 2.9℃
  • 구름조금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2.9℃
  • 맑음거제 6.2℃
기상청 제공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식상한 질문을 해본다.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 고등학교에서나 대학교에서나 또 사회에 나가서도 변함없이 경쟁하고 공부해야 하는 갑갑한 현실을 살기도 바쁜데 한가한 질문이다 싶다. 그런데 자꾸 카이스트 학생들의 슬픈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이 궁극에 던졌을 이 질문을 해본다. 나는 무엇으로 살 수 있는가!

톨스토이의 생애는 최근 개봉한 영화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을 통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최후의 1년이 소개된 바 있다. 영화에서는 다소 생경하다 싶을 정도로 종교가이자 정치가이며 민중운동가로서의 톨스토이가 등장하고 있다. 그는 1828년 8월 28일 남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마을에서 백작가문에 태어났다. 그는 잘 알려진 소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부활’ 덕분에 엄청난 명예와 부를 일평생 누렸다. 이러한 화려함 뒤에 그는 부모, 친형 등 일가친척을 잃는 고통을 겪었고 전쟁에도 참가하였으며 방탕한 젊은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그가 말년에 집필한 글들은 매우 종교적인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역시 그의 종교관, 인생관을 담고 있는 작은 동화같은 책이다.

이 동화와 같은 글은 우선 짧고 읽기 수월하기 때문에 자주 손이 간다. 특히 마음이 답답하고 정리가 필요할 때 담백하게 읽을 수 있어 좋다. 마치 인생은 작은 한옥집 뒷마당에 놓여 있는 장항아리처럼 우직하게, 오랜 세월을 견디며, 생긴 그대로 사는 것이라고 말해 주는 듯하다. 책의 내용은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 하늘에서 쫓겨난 천사 ‘미하일’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질문은 사람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이고, 두 번째 질문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이고, 세 번째 질문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인간내면에는 악과 선이 공존하지만 결국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는 지혜’인데 사람은 한치 앞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인데, 사람은 자신의 계획과 고민과 생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그 사람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여기서 소개한 책 내용만을 보면 이 책이 미래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하고 노력해도 중간 정도로 밖에 살 수 있는 현대사회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부디 이 책을 책장에 가둬두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또 재능을 함부로 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현자라 할지라도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매우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고 더 나아지려는 것은 우리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이다. 결국 나의 사랑이 다른 사람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므로. 우리가 어렵고 또 어려워도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은 우리를 사랑해 주는 그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