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토끼띠의 해를 알리던 타종소리가 귓가에 스쳐지나가던 것이 엊그제처럼 느껴지는데 어느덧 2011년도 2개월이 체 남지 않았다. 2011년이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듯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중이며 특히 대학생의 경우 후배에서 선배로, 선배에서 사회 초년생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있다. 하지만 선배든 후배든 학생이라면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시험이다. 또한 이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대학가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는데, 그건 바로 시험부정행위와 열람실의 좌석 독점에 관한 학생들의 불만사항이다. 이 두 가지는 언뜻 다른 이유 같지만 그 원인은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있다.
시험이란 일정기간을 공부한 학생들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대학의 경우 보통 중간, 기말고사로 이뤄진다. 이 같은 시험은 성적인 학점을 내는데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시험을 잘 치기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 대학도서관의 경우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맡아 공부하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며칠 밤을 새가며 열성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학생들도 있다. 바로 시험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이다. 이처럼 시험부정행위의 경우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에서 더욱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중간고사의 성적이 나쁜 학생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말고사에서 만회하겠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기 때문이다.
시험부정행위는 비단 대학가뿐만 아닌 수학능력시험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부정행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사회전반에서 뜨겁게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강의실 책상에 앉으면 보이는 무수한 모범답안을 보면서도 우리는 이 현실에 대해 애써 외면하여 왔다. 같이 시험을 치는 정직한 학생들의 경우 다른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목격하고도 서로의 감정이 상하게 될 것을 우려해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으며, 그러던 사이 어느새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학생은 고자질쟁이라는 시각을 심어주기에 이르렀다.
자신이 노력한 것에 대한 정당한 성과를 바라지 않고 부정한 방법을 통해 성적을 높게 받는 것은 일종의 사기행위로 범죄에 속한다. 일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학생들만이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다수의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됨은 물론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의 경우 공부를 하지 않아 시험의 본래목적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대학이 시험의 목적을 올바로 성취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시험관리가 필요하다.
한 학교의 경우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교내 곳곳에 ‘부끄러운 A학점 보다 당당한 B학점을 선택하자’는 현수막을 내걸고 교내 게시판과 강의실 입구에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학생회와 학생들, 학교 측에서 시험 부정행위근절에 대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역시 학생들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부정행위에 대한 강력한 징계규정을 만들고, 시험 감독 역시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들은 스스로가 부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시험에 임하며,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취업만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지식이 많고 똑똑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문제라도 시시비비를 따질 줄 알고, 준법정신과 도덕성이 함양된 학생을 만드는 것 역시 학교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내에서 올바른 학업문화가 조성되고, 학생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신들의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지켜져야만 비로소 학교는 참다운 지성인을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