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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제 똑똑하게 즐기자

적당한 커피는 보약, 암, 치매, 당뇨병 예방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특히 느긋하게 맞이하는 주말 아침 커피 내리는 소리와 커피 향을 즐기는 것은 나의 오래된 소박한 행복 중 하나이다.

쇼핑 할 때 커피 매장 가까이 가면 벌써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나의 기호품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원두를 이용하여 기계에서 내리는 커피만 마시는 것은 아니다. 바쁜 일상에서는 한국형 ‘커피믹스’도 호사하는 기분으로 마신다. 일단 일의 흐름에서 잠깐 쉬어가고 싶을 때, 너무 바빠서 숨을 좀 고르고 싶을 때 커피믹스도 좋다.

그러나 제일 좋은 시간에 커피를 최대 즐기면서 마시기 위해 하루에 커피 마실 기회를 아껴 가며 마신다. 커피는 좋은 동료나 친구와 같이 마셔도 좋고, 혼자만의 시간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다.

진한 갈색의 쓴 맛의 커피는 동북 아프리카(Northeast Africa)에 기원하여 15세기경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서구문화가 보급되면서 커피가 들어왔다. 과거 20~30년 전 한국 사람들의 커피소비는 인스턴트 분말 형태로 커피 잔에 커피분말을 조금 넣고 뜨거운 물을 끓여 부어서 원하는 양의 설탕이나 프리마를 각각 타서 마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 빨리’ 문화에 접목 시켰다. 즉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공감하는 단맛의 공통분모를 찾아 커피가루, 설탕, 커피프리마를 일정 비율로 섞어 한 봉지에 포장하여 커피 소비에서 즉,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 형태인 ‘커피믹스’를 탄생시켰고 커피 믹스는 어디를 가든지 간편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소비 형태를 간편화 시킨 후, 야외행사나 대형 행사에서도 커피 소비를 용이하게 하여 커피믹스를 생산한 국내커피 판매 회사는 외국 브랜드의 판매 실적을 이긴 성공사례 중 하나로 판단된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피를 수입하였으나 커피소비 형태는 ‘커피믹스’ 라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었다. 어쩌면 과거 우리는 압축 경제성장 시대에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빠른 일처리로 긴장한 신체는 달콤함을 요구하여 달콤하게 빨리 소비할 수 있는 커피믹스는 시대적 흐름에 알맞게 상품을 판매하여 성공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는 고도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기호품의 고급화와 나만의 개성이 존중되는 시대에 사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커피 소비는 인스턴트에서 원두커피로 점차 늘면서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아주 좋은 건물의 좋은 위치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이 있고 동네 골목에도 커피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는 젊은이들이 모여 단순히 커피 마시며 대화하는 장소가 아닌 혼자서도 노트북을 켜놓고 간단한 사무일도 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일상이 바쁜 직장인은 원두커피를 즐기려고 커피전문점에서 테이크아웃(take out) 하여 사무실에 가져가서 커피믹스 대신에 마시는 모습이 늘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커피 소비가 인스턴트에서 원두커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커피 수입의 양상도 변하고 있다. 즉, 생두가 저가인 베트남산이 줄고 고가인 콜롬비아산의 수입이 증가되고 있으며 생두 수입은 2001년에 비해 2011년에 10년 동안 6배 증가하여 가장 빠르게 커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국가로 부상되고 있다. 커피는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두 종류로 나누어지는데 아라비카 종의 경우 세계 커피 시장의 75%를 차지한다. 커피는 종에 따라 성분 차이가 나며, 아라비카 종은 다당류 24-39%, 지방질 14.5-20.0%, 단백질 13-15%, 로부스타 종은 다당류 20-34%, 지방질 11-16%, 단백질 15-17%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원두커피 소비가 증가하면서 바리스타와 원두품질을 감정하는 커퍼(cupper) 라는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보도 자료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11.7만톤, 4.2억불의 커피가 수입되었으며 이는 성인 한 사람이 연평균 312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라고 하니 커피소비도 이미 대단하다고 판단된다.

커피는 보편적인 음료로서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의 하나로서 이미 익숙한 음료이지만 이 처럼 최근 커피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커피와 카페인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커피는 탄닌, 당, 쓴맛 성분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 중 주요성분은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1820년 스위스의 생리학자 Runge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카페인은 백색 분말 또는 결정으로 냄새가 없고 쓴맛을 내며 물에 녹는데 우리 몸에서 영양소로서 작용하는 물질은 아니다.

카페인은 우리의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카테콜아민, 노에피네프린, 아세틸콜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생성 및 분비를 촉진해 각성효과를 나타내어 일을 할 때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고, 심근과 골격근 등을 자극하고 평활근의 긴장을 제거시켜 근육 및 심장을 강화시키고, 물과 나트륨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이뇨작용을 하는 등 심리적, 약리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카페인은 미주 신경 혈관을 확장시켜 피로회복을 촉진하며, 우울한 기분을 전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커피에는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항산화 물질로 알려지면서 항산화, 노화 방지, 고지혈증 억제작용 및 항종양 작용, 당뇨병 예방 등의 기능이 있다고 보고되면서 카페인 성분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커피의 클로로겐산 수준은 커피 원두에서 차이가 나는데 아라비카 원두에서는 5.5-8.0%, 로부스타 종은 7.0-10.0%,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인스턴트 커피는 5.2-7.4%를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카페인의 다량 섭취 시는 위액분비의 증가로 위 질환 유발 가능성이 있고 혈중 유리지방산,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농도를 증가시켜 순환기계 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며 소변으로 칼슘 배출을 증가 시켜 뼈 건강에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그러면 얼마나 마셔야 할까? 커피는 적당량 마시면 안전한 것으로 인정된다. 미국과 캐나다는 음료수 섭취 가이드에서 건강한 성인이 카페인을 400-450 mg/day (brewed 커피 약 3컵 (8-oz: 237 mLl)정도) 섭취할 경우 심장병, 고혈압, 골다공증, 콜레스테롤 상승에 위험이 없다고 보고하였다. 이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조해야 할 것이다.

커피, 어떻게 마시든지 마시는 사람이 행복하면 될 것이고 우리나라는 인스턴트 대신에 원두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한국식 인스턴트 커피가 인기라고 하니 끈임없이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지구촌 사람들은 서로의 삶의 모양을 서로 주고받으며 다른 것에 대한 작은 변화를 즐기는 것 같다. 나는 지금 우리집 베란다의 올망졸망 봄꽃과 금방 내린 커피 한잔으로 더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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