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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학생들은 배우는 자다

최근 정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채용을 의무화하고 범위를 민간기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4백8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및 재교육현황’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재교육에 소요되는 평균기간은 19.5개월에 이르며, 대졸 신입사원의 채용 후 실무투입에 이르기까지 재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신입사원 1인당 6천88만4천원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채용시장의 구조는 열심히 스펙을 쌓고 취업해서 업무를 위한 재교육을 받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채용시장의 구조를 비효율적이라고 본 정부가 ‘탈스펙’을 주장하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능력 중심 고용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능력이란 ‘일을 감당해낼 수 있는 힘’ 또는 ‘정신적인 기능이나 신체적 기능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힘과 가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경험을 통해 능력을 쌓아야 하며, 그 능력은 스펙으로 이어진다. 스펙은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 학점, 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을 의미하며, 다양한 대내외 활동들까지 확대해 간주하기도 한다. 심사자들은 취업생의 스펙을 기반으로 ‘책임감’, ‘도전정신’ 등의 개인적 역량을 보며, 이는 심사에 공정함을 제공한다. 즉, ‘능력 중심 고용문화 구축’에 ‘스펙’은 필요악이며, ‘탈스펙’을 추구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게다가 정부는 탈스펙을 주장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기업의 채용공고문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으로 직무를 소개하여야 하며, 구직자들은 기존의 이력서 형태의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함께 제출한다. 자기소개서에는 입사지원서에 기록한 직무 관련 기타 활동에 대한 경험기술서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경험기술서를 다른 말로 말하면 ‘풀어쓰는 스펙’이다. 아직까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심사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한다면, 기업은 ‘경험기술서’를 기반으로 심사할 가능성이 크다. ‘능력 중심 고용문화’는 더욱더 자리잡겠지만, ‘탈스펙’은 온데간데 없다.

학생들은 일하는 자가 아니라 배우는 자다. 열심히 스펙을 쌓고 취업해서 업무를 위한 재교육을 받는 형태가 과연 정말 비효율적인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누구보다 먼저 일에 적합한 인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 초·중·고 과정까지 업무 중심의 교육을 하는 건 어떤가. 학생들이 스펙을 쌓고, 배움을 실천하는 것은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재고해보아야 한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