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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시국선언, 대학도 나서

우리대학 비롯한 전국 1백여 개 대학 동참



최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한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학교에서도 현 시국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담은 시국선언문을 지난 11월 2일에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대학가의 움직임은 지난달 26일 서강대와 이화여대에서 시작해 지난 11월 2일을 기점으로 8일 만에 1백여 곳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UC버클리대학교 유학생 등 해외 대학의 유학생들 또한 시국선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 시국선언,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국선언의 흐름은 최순실(이하 최씨) 등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에 대한 정황이 속속히 드러나며 불길처럼 일어났다. 이번 비선실세 최씨의 국정농단이 드러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설립된 민간문화재단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국내 대기업들에게 총 8백여억원의 출연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롯되었다. K스포츠와 미르재단에 대한 의혹이 처음 제기되자 청와대 측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여러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하 박대통령)의 개인적 친분관계에 있는 최씨가 국정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10월 24일 JTBC에서 최순실 씨의 컴퓨터를 입수해 확인·분석한 결과 박대통령 연설문 44개 비롯해 청와대 관련 파일 2백여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하며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JTBC의 보도가 나간 다음 날,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최씨로부터 연설문 첨삭에 도움 받은 점을 시인하였다. 그러나 TV조선은 ‘최씨 측근 사무실에서 2014년 민정수석실 인사 당시 추천인 및 조직도 제목의 문건이 나왔다’며 최씨가 연설문뿐만 아니라 청와대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었다.

이번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진 것에 분노한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이러한 이유에서만이 아니다. 임운택(사회학) 교수는 “이번 문제는 단순한 권력형 비리문제가 아닌 누적된 정책적 난맥이 모두 드러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금수저 논란, 취업문제, 불공정한 복지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었으며, 시민들은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다른 세대에 비해 오랫동안 정치문제에 관심이 적었던 대학생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현 사태가 최 씨의 딸에 대한 부정입학 등의 논란이 발생한 이화여대 사건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정한 사회,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가르치고 교육받는 대학에서의 부조리 발생은 지성인이고자 하는 대학생들에게 민감한 문제였다. 최종렬(사회학) 교수는 “청년들은 이번 사태가 남의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문제와 연관된다고 느꼈기 때문에 목소리를 냈다. 빈부격차가 심한 요즘, 교육만큼은 비교적 공평하다고 생각했으나 그마저 무력화되어 이에 대한 분노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임운택 교수 역시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시국선언의 움직임은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이 처한 문제에 대한 반응으로서 청년집단의 특수한 문제가 아닌 사회 보편적 문제, 즉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로 봐서는 일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 자발적으로 시국선언에 나선 우리학교 학생들
우리학교에서는 현 시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공유하는 몇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시국선언을 위한 계명인의 모임(이하 시계모)’을 만들고, 시국선언을 준비했다. 이 모임을 준비한 김정우(컴퓨터공학·4) 씨는 “단순히 ‘다른 학교는 시국선언을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학생들 나름대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누군가 선뜻 나서지 않자 모두가 침묵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현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하는 ‘불씨’가 되어주고 싶어 먼저 나서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11월 2일 오후 12시에 성서캠 구바우어관 앞에서 열린 우리학교 시국대회는 서명자 1천8명을 대표해 1백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서는 총 2백여명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표학생들이 국문, 영문으로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후 학생 10명의 자유발언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시국대회를 통해 참여 학생들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규탄한다!’를 주제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자유발언에 참여한 김창덕(경영학·3) 씨는 총학생회의 침묵에 대한 사과의 말을 전하며, “총학생회장 직위를 잠시 내려놓고 일반 학생으로서 목소리를 내고자 참여하게 되었다. 현 박근혜 정부는 이 사태에 대해 조속한 조사와 해결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자유발언에 참여한 학생 9명은 “박근혜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시국선언 하는 것을 되짚어 보고 반성하여 정치인 박근혜로서 책임을 지길 바란다.”, “우리의 대한민국을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달라.”,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나갈 수 있도록 실질적 힘이 있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어 진정한 진리, 정의, 사랑을 가르쳐주길 바란다.” 등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국대회를 개최한 학생들은 전체의 대의를 표현하거나 전체 학우를 대표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총학생회의 입장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선을 긋기도 했다. 또한 ‘시계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철저한 검찰수사 촉구 및 대구 지역 대학생들과의 연계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대명캠 민주광장에서 미술대학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루어졌다. 이번 시국대회는 시국선언에 서명한 미술대학 학생 총 3백여명을 대표해 학생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참여한 학생들은 ‘현 정부는 문화예술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 등의 부조리한 현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대명캠퍼스의 시국선언을 주도한 나동석(회화·2) 씨는 “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문화계를 탄압했으며, 우리는 미술대학 학생들로서 목소리를 내야만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인철(회화·3) 씨는 시국선언을 각 캠퍼스별로 진행한 것에 대해 “서로 간 접근성 문제 등으로 인해 따로 진행하게 되었다. 또한 미술대학 학생들만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예술인으로서 시국선언을 하는 취지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 외에도 “박근혜 정부는 예술이 가진 사회비판적 기능을 매도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비선실세 국정개입에 대해 책임져라.”,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사태를 보니 청년으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한 나라의 유권자로서 나의 한 표가 부정당한 기분이다.” 등 5명의 학생이 자유발언을 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지난달 31일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총학생회는 시국선언을 촉구하는 학우들이 소수와 단체 등의 활동을 통해 목소리를 외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졸속으로 준비하기보다 심사숙고하여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에 따라 설문조사를 실시해 추후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으나, ‘시계모’ 시국선언문 발표 이후 별도의 시국선언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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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