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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호 고민톡톡] - '성적보다 친구관계가 더 중요하지 않나요?'

저는 항상 저보다 친구가 성적이 더 좋게 나왔기 때문에 친구에게 부럽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친구도 겉으로는 아니라는 듯이 얘기했지만 계속 자연스럽게 말하니 이젠 별다른 부정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중간고사에서 그 친구보다 제가 더 성적이 잘 나왔습니다. 제 성적을 알고 난 후 친구는 마치 제가 자신을 속였다는 듯이 쏘아붙였고, 저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계속 ‘넌 역시 잘해, 나보다 성적이 당연히 높을 거잖아.’라는 식으로 장난을 한 게 친구가 더욱 화난 이유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겨우 성적 때문에 이 친구가 저와의 인연을 끝내려는 게 황당하고 슬픕니다. 이 친구가 원하는 대로 친구관계를 끊는 게 맞는 걸까요?



‘성적 or 친구? 중요도를 비교하거나 선택사항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적 때문에 친구와의 사이가 불편해진 듯해 속상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이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친구가 원하는 것이 진짜 관계를 끊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친구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야기할 때, 진지하고 솔직하게 해야 합니다. 친구를 비난하는 입장보다는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내 마음에 초점을 맞추어서, 내 감정을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나로 인해 마음 상한 일은 없었는지 경청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두 번째, 성적과 친구관계는 중요도를 비교하거나 선택사항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질문자의 입장에서는 중간고사 성적으로 인해 친구관계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는 성적이 잘 나오고, 그렇지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넌 역시 잘해. 나보다 성적이 당연히 높을 거잖아.’라는 말을 상대방이 들었을 때, 상대방은 배려 받지 못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질문자의 친구도 성적이 낮게 나와서 그러한 마음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위의 말이 친구의 감정에 불편하게 자리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관계란 상호적인 것입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친구의 마음을 생각해본다면, 친구가 느낀 섭섭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관계에서 이대로 가슴앓이만 한다면 나중에 더 후회하지 않을까요? 친구의 행동은, 질문자의 성적이 친구보다 잘 나온 것에 대해 기분이 상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친구가 진심을 몰라준다면 속상하겠지만, 그건 친구의 선택입니다. 기다려주는 것도 배려겠지요. 진정한 친구는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마음 나눔과 소중한 경험들이 쌓이고 정성껏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로 회복될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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