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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대, 자존감 하락 시대

청년들의 자존감 향상을 위한 사회적 노력 필요

최근 구인구직 전문포털사이트인 알바천국이 전국의 20대 6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자존감이 낮다’고 응답한 사람이 40.6%인 반면에 ‘자존감이 높다’에 응답한 경우는 24.4%에 불과했다. ‘자존감 수업’, ‘미움 받을 용기’와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강연 동영상이 인기를 얻는 등 자존감과 관련된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스펙의 상향평준화와 취업난 등으로 인해 내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기란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 그렇다면 왜 자존감을 유지하고 높여야 하는가?

자존감은 self-esteem으로 자기 자신을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는 것을 뜻한다. 자존감은 자동차로 치면 엔진에 해당된다. 엔진 없이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자존감 없이 내 자신과 내 삶은 움직여지지 않고, 그래서 끌고 가기란 참으로 버겁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한 때 엄친아, 엄친딸은 자주 회자되었던 말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엄친아와 엄친딸이 있다. 우리는 마음 속에 자리매김한 엄친아 엄친딸과 끊임없이 내 자신을 비교하곤 하는데, 비교가 이루어진 순간 우리의 자존심은 곤두박질치기 십상이다. 이처럼 자존감 수준이 낮아지면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심리적 안녕감에 높은 수준의 자존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자존감이 항상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자기 능력에 자신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동기가 높으며 우울에 덜 취약하다. 하지만 심리학자 Myers와 DeWall은 과도한 낙관성과 지나친 자존감이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무지, 성공에 대해서는 책임을 받아들이고 실패에 대해서는 상황이나 나쁜 운을 비난하는 자기위주 편향, 자기애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건강한 수준의 적절한 자존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존감은 내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데, 자신을 인정하고 존중하면 타인도 쉽게 인정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타인 역시 무가치하게 보게 된다. 즉,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을 낮추어 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낮추어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이 심리학자들은 자존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 왔다.

앞선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왜 자존감 수준이 높지 않을까? 우리들은 조건부 사랑과 인정을 받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공부를 잘해야만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내 자신은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사랑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이상적 자기는 자꾸 거대해지고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 내 자신은 더 작아지고 결국 자존감 수준도 낮아진다. 과연 우리는 이상적 자기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는 주변 중요한 사람들의 피드백, ‘참 예쁘기도 하지.’ ‘어쩜 넌 이렇게도 잘하니.’ ‘넌 왜 항상 이런 식이니. 당최 잘하는 게 없구나.’ 등에 달려 있다. 나를 둘러싼 중요한 타인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또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내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주변의 긍정적인 평가는 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반대로 부정적이라면? 내 자신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 또 존중할 수 있을까? 높은 수준의 자존감은 한 개인의 심리적 자원으로, 다양한 삶의 도전과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는 보호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반면 자존감이 낮을 경우 쉽게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든든한 예방접종을 맞은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다고 하는 우리 시대 20대 청춘들의 자존감은 어떠할까? 앞서 소개한 조사 자료도 보여 주듯이 많은 청춘들의 자존감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다. 자존감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꿈과 도전의식으로 차오르기에는 청춘들이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시작된 우리사회의 무한경쟁으로 타인들과의 지속적인 비교 평가는 불가피하고, 성취 중심적 문화에서 청춘의 도전과 실패를 지켜봐주고 격려하기에는 여유가 없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청춘은 NO라고 할 수 있다. 청춘은 모든 사람이 가는 길, 이미 검증된 길만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은 청춘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상상해 보라. 결코 창의롭지도 않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도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20대 청춘들의 낮은 자존감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들이 개인적 혹은 사회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 개인의 생각, 감정 등이 존중받을 때 각 개인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고 스스로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20대 청춘들의 자존감을 유지하고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든든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해 갈 수 있는 20대 청춘들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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