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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기로에 선 종이 미디어

수요도 수익도 매년 감소하는 종이 매체…미디어 업계도 점차 외면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 종이 매체는 생사의 기로에 섰다.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오프라인을 떠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심지어는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인디펜던트’조차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부터 종이 신문 발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신문사를 비롯해 잡지사, 출판사 등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디지털 마케팅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디어는 진정 오프라인을 벗어나야 하는가?

● 요즘 같은 시대에 웬 종이?
인터넷과 모바일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이제 종이 인쇄물은 오히려 낯설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작년 12월 발간한 ‘2016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10대가 가장 선호하는 뉴스 이용 방식은 모바일 인터넷(58.1%)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텔레비전(46.9%), PC 인터넷(36.3%), SNS(33.8%)가 따랐으며, 종이 매체인 종이신문(11%)과 잡지(2.9%)는 끝 순위를 다퉜다. 이러한 종이 매체의 위기는 비단 젊은 연령대에게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2016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의하면 40-50대 중장년층의 경우에도 종이신문(평균 약 9%)보다 주로 텔레비전(평균 약 43%), 모바일 인터넷(평균 약 28%)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의 노인층은 종이신문에 대한 의존도가 13.6%로 2순위이기는 하지만 1순위인 텔레비전(69.3%)과는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인터넷이 정보를 제공하는 중추 미디어로 자리하게 된 가운데, 종이 매체는 계속된 독자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최종렬(사회학) 교수는 “상호적 정보 생산이 중요해진 현대에 일방적인 정보를 생산할 뿐인 신문과 같은 종이 매체의 상품가치가 떨어지게 된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광협(광고홍보학) 교수는 “기존에 주로 정보 전달의 역할을 담당했던 신문의 매스미디어 성격은 이미 온라인이 대체하고 있으며,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종이 미디어는 특정 독자를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종이 매체의 쇠퇴
종이 매체의 수요 감소와 비례해 수익 또한 매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일간지 ‘뉴욕타임즈’의 경우 디지털 부문 광고수입이 종이신문의 광고수입을 추월하기 직전이다. 뉴욕타임즈는 올 2분기(4~6월) 실적에서 디지털 광고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늘어난 반면 종이신문의 광고수입은 11%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월 23일에 발표한 ‘2016년도 투자광고 심사실적’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광고 건수는 전체의 40.5%를 차지하여 1년 전에 비해 11.6% 증가한 반면, 인쇄물광고 건수는 17.1% 줄어든 2천6백49건으로 전체의 40.8%를 나타냈고, 특히 신문 광고는 28.0% 감소한 87건(1.3%)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상식(언론영상학)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약 2/3를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신문 산업의 경우 새로운 경쟁 미디어의 등장 속에 광고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생산비용, 인쇄비용, 수송비용, 구독자 관리, 지역 지국 관리 등도 종이신문의 쇠퇴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종이 매체의 반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 매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점점 잊혀질 것만 같았던 종이 매체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7일 CNN머니 등에 따르면 영국출판인협회가 작년 영국의 전자책 판매는 17% 감소한 반면, 종이책은 7%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의 전미출판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작년 전자책 판매는 18.7% 하락하고, 종이책 판매는 7.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종이책으로의 복귀현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교보문고 조사 결과 지난 2012년 이후 평균 4%씩 줄어들었던 책 판매량이 지난해 2%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종이책 판매가 늘어나자, 아마존은 오프라인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5년 첫 오프라인 서점을 열고, 현재는 미국 전역에 7곳으로 확장했다. 이렇듯 종이책이 다시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해 장옥관(문예창작학) 교수는 “디지털은 이미지 위주로 구성되어 비교적 깊은 사유를 담아내기 힘든데 반해, 종이책은 아날로그 감성, 시간의 흔적 등 디지털이 줄 수 없는 그것만의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고 종이책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불어 최종렬 교수는 “항상 새롭게 등장한 매체가 구 매체를 밀어내왔다. 그러나 지면매체는 ‘종이’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에 새로운 매체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종이 매체, 미디어 업계의 미래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종이 매체의 존폐 여부, 사실 그보다 미디어 업계의 생사 또한 걱정이다. 김광협 교수는 “미디어 업계에서 무조건 종이 매체를 유지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종이 미디어의 위기 보다 더 걱정해야 할 것은 더욱 치열한 온라인 내에서의 경쟁이다. 그 속에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대한 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상식(언론영상학) 교수는 “종이 신문의 신뢰도가 하락하며 떠나가는 독자를 잡기 위한 새로운 저널리즘의 시도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 대두되고 있다.”라며 “앞으로 미디어 업계는 통합뉴스룸이 활성화될 것이며, 여러 미디어 뉴스를 충족시키는 ‘배낭 저널리스트(배낭에 카메라, 전화기, 노트북 등 모든 장비를 갖추어 모든 기자가 온·오프라인 및 동영상을 위한 모든 취재를 한꺼번에 하는 것)’와 다재다능한 능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