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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유산] 병산서원과 배롱나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경북 안동시 풍산면에 위치한 병산서원은 우리나라 서원 중에서 배롱나무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조영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병산서원의 조영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2.3km 정도의 비포장 길이다. 우리나라 9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서원 중에서 비포장 길은 병산서원이 유일하다. 병산서원으로 가는 길은 더디고 아주 불편하지만 땅의 기운을 마음껏 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빛나는 것은 낙동강과 병산이다. 병산서원으로 가는 길 왼편은 상당히 깊은 낙동강이 굽이굽이 흐른다. 그래서 길도 물길처럼 굽이굽이 둥글둥글하다. 서원 앞 낙동강변의 모래밭은 대한민국 어느 서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병산서원만의 가치다. 낙동강변의 병산은 병풍을 닮아서 붙인 이름이지만 중국 당나라 두보의 「백제성루(白帝城樓)」 중 ‘푸른 병풍 같은 산은 저물녘에 잘 어울린다(翠屛宜晩對)’에서 빌렸다. 병산서원을 한층 빛나게 하는 만대루도 두보의 시에서 차용했다.   

 

병산서원은 복례문 입구부터 존덕사 앞, 그리고 서원 주변까지 온통 부처꽃과의 갈잎중간키나무 배롱나무가 살고 있다. 백일홍의 우리말인 배롱나무의 다른 이름 중 자미화(紫薇花)는 ‘북극’을 의미하는 ‘자미’ 덕분에 황제의 나무였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궁궐에 배롱나무를 심었으며, 당나라 현종은 자신이 머물렀던 중서성을 자미성(紫薇省)이라 고쳐 불렀다. 우리나라 궁궐에 배롱나무를 심은 것도 임금을 상징하는 나무였기 때문이다. 붉은 색의 배롱나무 꽃과 매끈한 줄기는 일편단심과 표리일치를 상징한다. 그래서 후손과 후학들은 조상과 스승을 모신 사당이나 묘소 앞에 배롱나무를 심었다. 서애 유성룡과 그의 셋째 아들 유진을 모신 존덕사 사당 앞에도 나이가 아주 많은 배롱나무가 살고 있다. 

 

병산서원 복례문에서 만대루와 입교당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은 예적 질서를 구현하기 위한 기획 작품이다. 서원의 이 같은 조영은 허와 실, 실과 허의 변증을 통해 이루어진다. 병산서원의 이 같은 아름다운 광경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복례문 앞에서 앉아 입교당까지의 동선을 살펴야 한다. 특히 공자가 안연의 인에 대한 물음에 답한 극기복례에서 따온 복례문에서는 사사로운 욕망을 모두 걷어내야만 하늘이 준 인간의 착한 본성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다. 병산서원의 강당인 입교당도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길을 가르치는 강학 공간이다. 복례문과 만대루 사이 왼쪽에 위치한 연못인 광영지는 연꽃을 노래한 중국 북송 주돈이의 작품인 ‘애련설’의 유산이지만 안타깝게도 수련이 살고 있다. 병산서원 입교당 마당에는 청매와 홍매, 그리고 무궁화가 살고 있다. 서원에 사군자 중 하나인 매실나무를 심은 것은 흔한 일이지만 무궁화를 심은 경우는 아주 드물다. 병산서원의 무궁화는 안동의 예안향교의 무궁화와 더불어 애국을 상징하는 나무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