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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영화 ‘그린 북(Green Book, 2018)’

“우리는 차별 없는 세상에 살고 있을까?” 영화 <그린 북>은 흑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극심했던 196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인 토니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셜리 박사가 8주간의 콘서트 투어를 함께하게 되는 여정을 그린 일종의 로드 무비라 할 수 있다. 유흥업소에서 질서 유지를 담당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토니는 우연한 기회로 셜리 박사의 미국 남부 도시 콘서트 투어를 위한 보디가드이자 운전기사 자리를 제안 받게 된다. 그 자신도 이민자 출신이지만 흑인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토니는 흑인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설득을 위해 그의 아내에게까지 허락을 받는 셜리 박사의 노력과 좋은 급여 조건에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미국 남부 도시 투어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두 사람 앞에 던지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또한 의지하게 된다.

 

‘그린 북’은 당시 흑인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박업소를 소개한 일종의 여행 가이드북으로, 영화가 다루고 있는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라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노예제도를 둘러싼 남북 전쟁이 끝난지 거의 백년이 다 되어가던 그 당시에도 여전히 흑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현재 진행형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흑인에 대한 차별이 더 심했던 미국 남부를 여행하며 두 사람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직접 체험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게 되는데 영화는 어쩌면 불편하고 무거울 수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주제를 시종일관 유쾌한 시선으로 풀어가며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그 정도가 훨씬 덜해졌을지 몰라도 여전히 우리는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한부모 가정, 북한 이탈 주민 등 우리 주변 소수자에 대한 많은 편견과 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VOD 서비스를 통해 커피 한 잔 정도의 비용으로 접해 볼 수 있으니 약속 없는 주말 오후 스스로 아니라 부정해도 부지불식간에 우리만의 그린 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영화를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