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3.1℃
  • 맑음강릉 4.7℃
  • 구름많음서울 4.1℃
  • 맑음대전 2.9℃
  • 맑음대구 3.9℃
  • 맑음울산 3.4℃
  • 맑음광주 5.2℃
  • 맑음부산 5.9℃
  • 구름많음고창 4.3℃
  • 구름많음제주 8.2℃
  • 구름많음강화 3.7℃
  • 맑음보은 2.8℃
  • 맑음금산 2.9℃
  • 구름조금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2.9℃
  • 맑음거제 6.2℃
기상청 제공

[키워드로 보는 세상] 퇴직금 50억, 분노의 방향

막대한 이윤을 독점하는 특권층

‘게임의 구조’는 누가 만드는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게임 속 ‘말’일 뿐입니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이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 씨가 한 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 속에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 빗댄 표현과 패러디가 넘쳐나고 있다.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수령한 이가 장기판 속 한낱 말이었다는데 공감할 수 있을까. ‘나는 왜 그 말이 되지 못하느냐’는 조소가 나온다.

 

자본금 50억 원으로 배당금 5천903억 원을 가져간 이들을 살펴보자. 화천대유 대주주는 전 머니투데이 기자 김만배였다. 고문으로 이름 올리고 자문료를 받은 법조인 명단은 화려하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원유철 전 국회의원이 있다. SK증권을 경유해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간 이들의 직업은 회계사, 변호사, 언론인 등이었다. 수사를 통해 이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왜 이런 사업구조를 만들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뇌물, 투자 정보 사전유출,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해서는 따져봐야겠지만, 이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은 것만으로는 현재까지 불법은 없다. 터져나오는 분노만으로 처벌을 할 수도 없다. 

 

우리들의 분노를 곰곰이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배우 김부선 씨가 9월 22일 유튜브에 남긴 말을 보자. “대장동 정보를 나한테 알려줬으면 우리 관계가 비밀일 텐데…” 분노가 여기에서 그친다면 부동산 투자로 몇십 배 자산을 불린 자를 부러워하고, 사전에 투자 정보를 알아낸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살아야 할 테다. 상대적인 박탈감만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이재명 지사가 내놓은 “개발이익을 환수해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라는 이야기도 별로 다르지 않다. 개발이익은 어디서, 왜 발생하는가. 대구 전역은 공사장으로 뒤덮였다. 권영진 시장의 임기가 시작한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0건의 재개발·재건축 인가가 났다. 거주민들이 토지를 넘기고,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공사를 시작한다. 금융사들은 엎어질 염려가 없는 도심 개발사업에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는다. 심지어 개발 특수목적회사(SPC) 주식을 사들여 몇백 배의 배당금도 챙겨간다. 개발이익은 아파트 구매자, 건설노동자에게서 나왔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발 착취’다.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말을 바꿔야 한다. “토지와 주택을 통한 개발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개발이익을 부정하면 위험부담이 있는 개발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개발을 안 하면 된다. 주택이 부족하다고? 2019년 기준 대구 주택보급률은 103.3%다. 이미 2009년에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자가점유율은 2015년 기준 58.7%다.

 

오징어게임의 설계자가 누군지 찾는 쪽으로만 고개를 돌려서는 안 된다. 설계자는 ‘왜’ 465억 원을 손에 들고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 사실, 465억 원은 465명에게 새겨진 목숨값이었다. 왜 목숨값을 1억 원으로 매겼는지, 그 돈을 왜 설계자가 쥐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구조에 불만을 던지기 시작해야만 이 게임을 할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