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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충분히 사랑받기 위하여

브람스 시대에 브루크너라는 음악가도 있었다. 작곡도 하면서 피아노도 연주했던 두 사람은 평소 사이가 몹시 좋지 않았다. 어느 날 한 귀족이 브람스와 브루크너를 좋은 식당으로 초대했다. 잠시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종업원이 메뉴를 가져오자 귀족이 먼저 주문을 했다.

“나는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곁들인 고기 단자를 먹겠소.”
그러자 고급 식당이 낯설기만 한 브람스와 브루크너가 동시에 대답했다.
“나도 그걸로 주세요.”

브람스와 브루크너는 깜짝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묘한 침묵 끝에 귀족이 입을 열었다.
“두 분의 입맛이 비슷한가 봅니다.”
그러자 브루크너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기에 우리 두 사람이 함께 공감하는 것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군요.”
브람스도 비로소 미소를 지었고, 이후 두 사람은 예전처럼 시시콜콜 다투지는 않았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가장 완전하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친구도 애인도 아닌 자기 자신뿐이라고 말했다. 개성과 성격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항상 불협화음을 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염세주의자다운 말이지만, 서로가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인 듯하다.

지식인과 지성인은 아주 다른 존재다. 무엇에 대해 남보다 월등히 많이 아는 사람이 지식인이다. 그러나 지성인은 그 정도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인격으로 감정과 의지를 제어할 수 있어야만 지성인이 된다. 진정한 지성인은 어느 시대 어떤 사람과 만나도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그 누구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지성인이다. 아무리 유식한 사람이라도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자기 세계만 내세우기 때문에 앞뒤가 막힌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지식인은 많으나 지성인은 많지 않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고, 말만 잘하면 공짜인 것이 우리 사는 세상이다.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모든 것이 수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래 전, 대중 앞에 잘 나서지 않던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한 분이 TV 인터뷰에 나온 적이 있었다. 사회자가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습니까?”
그분의 대답은 간단했다.
“내가 이것을 팔아서 이익이 되고, 저 사람이 그것을 사서 이득이 되겠다 싶으면 좋은 거지요.”
모든 관계는 서로의 이해에 따라 이어지기도 하고 깨어지기도 한다. 나의 몫만 생각하는 사람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없다. 너의 몫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언제, 누구와 만나더라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해가 없는 세계는 암흑이다. 암흑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볼 수 없다. 무엇인가 꼭 만나고 싶거든 네가 먼저 빛 속으로 나서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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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