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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라비니아

별과 함께 듣는 음악

이번에 추천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 일리노이주의 하일랜드 파크에서 열리는 라비니아 페스티발이다.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시카고 북쪽의 하일랜드 파크라는 곳에서는 라비니아 페스티발이 열린다. 하일랜드 파크는 마이클 조단과 같은 유명인사가 살고 있는 동네로서 시카고에서 4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시카고로 가는 전차 승객을 목표로 해서 1904년 기차역 옆에 라비니아 공원이 설립되었고, 라비니아 페스티발은 북미지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야외 음악회로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라비니아 페스티발 기간에는 심포니, 팝, 무용 등 각 장르의 음악 공연이 계속해서 열린다. 라비니아는 유명한 플라시도 도밍고, 파바로티, 조수미 등 세계적인 성악가의 목소리나 요요마, 사라장 등의 연주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랭크 시나트라 등 최고의 팝 아티스트나 라틴 댄스 공연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여름밤의 정취와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최고 수준의 시카고 시립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
라비니아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각종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족끼리, 친지끼리, 혹은 연인끼리 정취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라비니아 페스티발은 팝 뮤직이 아닌 클래식의 경우 교육적 목적으로 잔디밭 입장료를 5불밖에 받지 않는다.

눈으로 봐야하는 댄스나 뮤지컬 등이 아닌 다음에는 잔디밭은 정식 좌석이 있는 파빌리온의 실내보다 훨씬 좋은 자리이다. 사람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일찍 입장을 해서 음악이 잘 들리는 좋은 곳에 담요를 깔거나 접이식 테이블을 세우고 준비해 간 와인과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촛불을 켜고 담소를 나눈다. 그러다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면 하늘의 별을 보면서 촛불 향기와 함께 음악에 심취하게 된다.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첼로의 선율이나 피아노 소리는 때로는 다른 악기와 어우러져서,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와 어우러져서 한여름 밤의 더위를 한 번에 쏟아내 버린다. 라비니아에서의 하룻밤의 감흥은 며칠을 가고, 또 그 기대는 며칠을 설레게 했다. 비싼 공연을 보러갈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않았던 대학원 시절, 라비니아 페스티발은 시카고 근교에 살고 있던 나에게 참으로 좋은 선물이었다.

혹, 여름에 미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번쯤 라비니아에 들려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곳에서 와인 한 잔과, 촛불 하나를 켜놓고 별과 함께 음악을 듣는다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