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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대통령의 버라이어티쇼, 쇼걸은 장미란?

대한민국의 100분을 독점할 초 강압


장미란은 아름답다. 세계 최고의 여자 역도선수 장미란은 올여름 전 세계를 놀래키며 “바벨을 장난감처럼” 들어올렸다. 자세는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안정되었고, 표정은 그보다 더 평온해 보였다. 장미란이 호흡을 가다듬고 기합을 넣는 순간, 정작 숨이 멎는 놀라운 체험을 한 것은 관중이었다. 인간이 아직 가 본적 없던 신성한 세계가 그 순간 잠시 열렸다. 우리는 그 원초적이고도 거룩한 의식(儀式)에 초대된 것이었다.

장미란의 금메달은 ‘한계’에 대한 인간의 고정관념을 다시 한 번 깨주었다. 세계가 주목한 것은 당연했다. 뉴욕 타임즈(NYT) 인터넷판의 베이징 올림픽 특집 그래픽 ‘아름다운 몸매’ 5인에서도 장미란은 맨 위를 장식했다. 그의 현재 몸은 개인 장미란의 것이 아니다. 역도에 가장 어울리게 ‘디자인’된 몸매다. 끄떡도 않는 자세의 안정감은 대한민국 스포츠 과학의 승리요, 돈과 성원을 아끼지 않은 역도계의 역량의 결집체다.

‘살’과 ‘다이어트’와 ‘여성의 몸매’에 대한 그 모든 수다는 고로 논점이탈이다. 미인대회 우승자와 비교해 ‘더 예쁘다’는 식의 칭찬 또한 모욕이다. 장미란의 현재 몸매는 그리스 신상(神像)들만큼이나 이상화(理想化)돼 있는 ‘상태’다. 부상도 실패율도 최소화시킨 ‘설계’의 결과다. 그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건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요한다. 그것이 MBC TV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나와 ‘살이 빠져 고민’이라고 한 말의 요체다.

그 장미란이,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의 ‘미스 코리아’가 대통령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대통령은 전 국민에게 추석맞이 특집 버라이어티쇼를 선사하고 싶어 했다. 청와대는 9일 방송될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초청 패널에 장미란 선수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 방송사(KBS, MBC, SBS, OBS, YTN, MBN) 모두가 중계하는 전파독점은 흑백TV 시절을 연상시키는 ‘독재’다. 이 미묘하고도 중대한 시국에 마련된 ‘국민과의 대화’의 사회자는 매년 ‘최악의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SBS <좋은 아침>의 정은아 아나운서란다. ‘질문’ 또한 말로만 국민에게 받겠다고 했을 뿐, 내용 공개가 차단돼 있다. ‘질문’은 생색일 뿐, 원하는 건 사랑방 분위기다. 논란과 범법의 연예인조차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좋은 아침>의 특별판인 셈이다.

‘쇼’의 존재와 목적은 어디까지나 관중을 위한 것이다. 그래야 ‘장사’가 된다. 청와대의 추석특집 쇼는 ‘기본’부터가 안 돼 있다. 모든 게 일방적이다. ‘말’을 들을 생각이 애초에 없으므로 ‘대화’ 프로그램도 아니다. 만든 사람들끼리 즐기겠다는 이 ‘쌩쇼’가 대한민국의 100분을 어떻게 독점할 지 그야말로 기대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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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