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불국사 석가탑을 해체할 때 많은 유물과 함께 종이뭉치가 발견되었다. 발견당시 손바닥 크기의 이 종이뭉치는 뒤엉켜 있었는데 낱장들을 떼어내어 국사학자와 언어학자가 판독한 결과 1024년과 1038년에 있었던 석가탑의 해체ㆍ복원에 관한 기록(중수기, 重修記)임이 밝혀졌다. 이 문서에는 석가탑…
3월의 대학캠퍼스는 그래도 그 어디보다는 활기가 넘친다. 그러나 요즈음 학생들의 어깨는 한없이 무겁고 뒷모습은 무언가에 주눅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대학생활의 끝을 생각하고 있음이라. 대학생활의 끝은 사회생활의 시작이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우리 젊은 대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니 두렵…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지만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국민윤리라는 과목이 있었다. 이 과목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너무나도 모범적인(?) 정답을 알려주는 과목이었고, 따라서 이 과목의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에 따라서 지루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였다. 그 당시 학교를 다니면…
3월의 교정엔 늘 활기가 넘친다.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이 가득한 신입생들과 새로운 계획을 안고 시작하는 재학생들의 희망찬 기운들이 교정에 충만하기 때문이다.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거나 갑자기 어려워진 경제사정 등으로 인한 졸업생들의 다소 절망적 기운들과는 대조적이다. 경제침체로 인한…
배려란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과 정성,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뭔가 대단한 도움을 주어야 배려라고 생각해 큰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안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신경 써 주고, 염려해 주고 노력한다면 배려의 정신이 생겨날 수 있다.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어느날 갑자기 계명대신문사 기자라는 학생으로부터 ‘문다헌에서’에 실을 원고청탁을 받았다. 막상 수락을 하고 나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무척 망설여졌다. 그러다가 이공계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와 취업지도를 해왔기에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울 때 기업체 사장님들과 만난 경험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
그렇게 날씨가 덥더니 어느덧 가을은 금세 사라져가고 싸늘한 찬 기운이 느껴진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를 맞이하여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싸늘한 한파가 덮치고 있고,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 대졸 취업예정자들은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 계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된다.21세기를 창의성 시대…
“교수님!”하며 연구실로 들어서는 한 학생의 손에 ‘꿀홍차’ 한 박스가 들려져 있다. 소위 말하는 번듯한 회사에 취업이 되었단다. 그래서 감사드리러 찾아 왔단다. 잠시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고, 학생이 돌아간 뒤에 나는 생각에 잠겨본다. 내가 감사받을 자격이 있는가.사람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사람…
행복이란 꼭 유명한 철학자인 버틀런드 러쎌이 정의내리는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은 삶의 여정을 걸어가면서 크고 작은 행복을 추구하고 느끼며 간직한다. 흔히들 하는 말로 행복은 돈과 명예와 권력에 비례한다고들 하는데 과연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도 그런 생각을…
회계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회계학은 어렵다는데~”고 다른 하나는 “회계를 전공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내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 반응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 학부 수준의 회계학에서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외에 높은 수준의 수…
겨울철 등산하다 조난을 당한 두 사람이 조그마한 텐트에서 난을 피하여 구조를 기다리다가 끝내 사망한 적이 있다. 구조대원들이 텐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싸늘한 두 사람의 시체와 함께 한 권의 일기장이 발견되었다. 그 노트에는 나중에 죽은 사람의 죽기 바로 얼마 전까지의 심리과정이 기록되어 있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라도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에서의 처신에 각자 나름의 일정한 기율들을 마련해서 반드시 지켜야함은 오늘날의 세상 형편상 만부득이한 일이다. 그럴 수밖에 없음은 정보화사회의 특성상 개개인의 일상과 의식 일체가 점점 더 가파르게 분절화되어가고 있으며, 덩달아 사적영역은 협애화로,…
사주팔자(四柱八字)의 사주는 태어난 년, 월, 일, 시고 팔자는 사주를 나타내는 두 개의 글자다. 예를 들어, ‘갑자년 무진월 임신일 갑인시’에 태어난 경우, ‘갑자, 무진, 임신, 갑인’의 여덟 글자가 그 개인의 팔자(八字)가 된다. 물론 ‘팔자’는 개인의 운수를 뜻하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이러한 사주팔자…
지금부터 26년 전 비엔나 역에서 겪었던 이야기이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는 모든 음악인이나 음악공부를 하고자하는 음악학도라면 누구든지 한 번쯤 꿈에 그릴 만큼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음악도시이다. 나도 미국유학 중이던 1982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유럽에 있는 음악나라들을 여행할 기회를 가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