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오지랖 넓은 언론

  • 등록 2006.09.24 05: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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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해야 할 때

얼마 전 영화배우 이지현의 피랍사건을 기사에서 보았다. 그녀는 영화배우이기 이전에, 납치사건의 한 피해자이며, 인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범인이 검거되기도 전에 익명성을 보장 받지 못한 채 실명으로 보도되어선 안된다.


사람들은 연예인이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건 단순한 공인의 사생활 침해가 아니지 않은가? 그녀는 사람들이 자작극이라고 말하는 충격보다 범인들의 보복이 더 두렵다고 한다.


언론은 세상안팎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매체이지만 요즘의 이런 보도방식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미국에서는 한국계 여성이 CNN의 헤드라인뉴스에서 인터뷰를 한 다음날 자살한 일이 있었다. 그녀는 2살 난 아들의 실종과 관련하여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CNN헤드라인뉴스의 진행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거부한 것에 대한 공격적이며 날카로운 질문을 받으며 집중 추궁을 당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사건의 공론화가 그녀를 죽음의 파멸로 몰아넣었다며 매스컴에 책임을 돌렸다. 언론은 보도해야 하는 내용의 경계선을 잘못 그으면 한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무작위적 무차별적인 언론보도로 인한 폐해가 증가하지 않도록 맹목적으로 언론보도를 신뢰하기보다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언론이 자각하지 않고 우리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가벼움으로 인한 피해는 점차 광범위하게, 빈번히 발생하여 머지않아 그 피해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정영(경찰행정학ㆍ2) 개인정보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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