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나와 친구는 ‘사회봉사’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여기저기 봉사할 곳을 찾아 다녔다. 요즘은 봉사시간만 채우는 단기 봉사자들이 대부분이라 기관이나 단체에서 자리를 쉽게 주지 않았다. 어렵게 찾은 아동복지시설에 처음 방문 했을 때 선생님께서 “한번 오고 안 오고, 그러면 안돼요. 약속해요”라는 당부의 말씀을 여러 번 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봉사도, 왕복 3시간 버스여행도 아닌, 아이들과 사이를 좁힐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다.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기에 다가감에 어려움을 느꼈고, 어쩌면 고등학생들에게는 우리가 더 경계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6개월 정도는 저녁식사 준비와 가끔 웃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꼬마가 “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해 순간 당황했지만, 먼저 다가와 준 그 아이한테 고마워서 “안녕, 잘 지냈어?”라고 대답했다. 그 때 먼저 인사하지 못한 내 자신이 미워서 반성하였고 지금 우리는 각별한 사이이다.
이번 여름, 내가 시설에 들어서자마자 물총 놀이 하던 아이들이 나를 향해 물총을 겨누었다. 그 순간 “쏘면 안돼!” 라고 외쳤고 ‘옷이 젖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많이 편해졌나 보네’라는 생각이 들어 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속에서 행복을 찾았다.
종종 어린 꼬마가 있는 단란한 가족을 보게 되면 ‘복지시설 아이들도 저렇게 어리광 부려야 할 나인데…’ 라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지지만 이내 ‘우리 아이들 씩씩하게 자랄 수 있어!’라고 단단한 마음으로 바꿔버린다. 누군가로 인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거, 그러한 행복 속에서 나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거, 이런 게 진정한 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얘들아! 선생님 토요일에 갈게.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