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라

  • 등록 2012.09.18 00: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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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성범죄가 발생했다. 7살, 채 꽃 피지도 못한 어린 아이에게 그는 너무 잔인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집 안에서 고요히 잠자고 있던 아이는 끔찍한 괴물에게 갈가리 찢겨졌다. 범인은 잡혔다. 그러나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아이에게 세상은 어떤 공간이 되었을까?

성범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 5년간 8만1860건이 발생했고 이중 피의자가 검거된 사건은 7만2671건에 그쳤다. 나머지 9189건(11.2%)은 범인을 잡지 못한 것이다. 또 검거됐다 하더라도 고작 징역 몇 년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징역을 살고 나와 또다시 유사한 성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도 늘고 있다. 피해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국민감정을 이해하고자 정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화학적 거세의 확대는 물론 물리적 거세를 고려하고, 지금보다 강력한 형벌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미제 성범죄 사건에 대한 전담반도 새로 꾸렸고 성범죄 알리미 시스템을 도입해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매번 강력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고 뒤늦게 움직이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또 범죄가 발생했음에도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경찰이나 검찰 역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국가는 이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할 시기이다. 적극적으로 범죄를 예방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를 결과로 도출해 내야 한다. 단순히 법안을 제출하고 이론적, 논리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잠재 가해자들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국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권미현(경찰행정학·3) rnjsalgus102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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