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이해와 지도’라는 책에서는 청소년의 범주라던가 청소년의 특성을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청소년의 의미나 청소년기의 범위, 특성을 말할 때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여기서도 등장한다. 바로 ‘과도기’와‘혼란’이다. 뚜렷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존재가 청소년이며 그들은 과도기적 존재이기에 혼란을 겪고 있어 강하지만 연약한 존재라는 것.
사회 속에서의 청소년의 지위 변화에 대해 서술한 부분은 아주 흥미로웠다. 경제공황기에는 청소년의 심리적 미성숙과 그들의 교육적 요구에 대해 대부분의 학자들이 기술한 반면에 세계대전 동안에는 오히려 청소년을 용병과 공장 노동자로 기술하고 있음을 발달심리학 분야의 전문학술지인 Journal of Genetic Psychology를 분석한 결과 알 수 있었다고 한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다. 나 또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청소년이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의 독립된 개체라고 인정은 하나 실상은 우리 사회의 필요에 따라 그들의 지위와 역할을 정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청소년들의 지위가 단순히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서 새롭게 제정된 법들이나 규범들에 의해서 달라진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아동으로 포함되어 완전한 보호 받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성인으로 인정받아 권리와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닌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실상은 그들에게 변화를 강요하고 있었다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사회는 민주적으로 변화해갔고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청소년의 세계는 새롭게 바뀌어가고있으나 그 모습이 더 나은 모습으로 진화해간다고는 느낄 수 없었다. 물질적으로는 더 풍요로워지고 교육의 기회도 많아졌지만 그들의 잠재력이나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