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변신이 아니다

  • 등록 2013.09.11 15:55:28
크게보기

순식간에 어떤 노력도 없이 드라마에서 나오듯 어느 날 갑자기 이전의 나와는 다른 새로운 내가 되기를 바란 것, 착각이었다. 남들 눈엔 아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른다. 처음에는 착잡했다. 눈에 보이던 결과만을 바라며 나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계속 되는 죄책감,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변화를 비웃고 있는 듯했다.

그렇지만 난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초등학교 동창이 “너는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그 말에 조금은 황당해하고, 가끔은 맞받아치는 여유를 부리는 대학생의 나는 그때와 다르다.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했던, 조금은 더 커 보이려고 슬쩍 발꿈치를 올려보던 어린 시절의 내가 이제는 엄마보다 더 커버린 것 같이,그 가운데에서 내가 문득 깨달은 것.변화는 변신이 아니라 성장이었다.

변화는 내가 하고 싶다고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인내하며 뼈를 깎는 아픔을 견뎠던 지금 이 시간들이 모여 또 하나의 나를 만드는 것이었다. 병아리는 처음 태어날 때 알 속에서 21일을 지낸 후 부화 한다. 병아리가 알을 깰 때 엄마 닭은 병아리의 알을 대신 깨주지 않는다. 병아리는 스스로 그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다.

스스로 그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병아리는 오래 살지 못하고 일찍 죽는다. 부화 전인 작은 병아리에겐 자신의 몸집만한 알이 세상의 전부라고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병아리가 그 알을 깨고 나면 마침내 소중한 생명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또 다른 세상도 만날 수 있다. 아직 나는 그 작은 병아리에 불과하지만 조금씩 자라서 내 눈 앞에 있는 작은 알들을 깨고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을 그날까지 인내하고 항상 감사하고 싶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이 작은 빛이 언젠가는 온 세상을 밝힐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김민정(한국어문학·3) rlaalswjd930@naver.com
< 저작권자 ⓒ gokmu.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PC버전으로 보기

계명대신문 [42601] 대구광역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1095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아람관 105호 전화번호 : 053) 580-5731 저작권자 ⓒ gokmu.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