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보면

  • 등록 2013.10.08 01: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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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는 이근배 시인의 ‘살다가 보면’이라는 시 속의 한 구절이다. 살아가는 동안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이 꼭 자기 탓만은 아니다. 그렇기에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내 잘못이라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여러 의미에서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렇기에 종종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지고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극한의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틈에서 사람들과 발맞춰가기는커녕 넘어져 뒤쳐진다는 것은 요즘의 우리에게는 정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나 역시도 내가 아닌 주위사람들을 기준으로 삼고 그 기준까지 도달하는 일에 목을 매었는데 그것은 아마 그 무리 안에 속해있다는 혹은 낙오되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획일화시키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우리는 점점 작은 실수에도 민감해지는 것이 아닌가싶다.

지금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졌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툭툭 털고 일어나자. 사람들은 실패 없이 살아온 사람과 거듭된 실패를 견뎌 내온 사람 중에 누구에게 박수를 쳐줄까? 넘어진다는 것은 결코 낙오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힘찬 걸음을 내딛기 위한 준비를 뜻한다. 넘어진 흔적들에 연연하지 말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앞으로의 길을 걸어 나갔으면 한다.
송수빈(한국어문학·1) adieu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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