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을 한지 2주가 지났다. 학교 안 건물 위치도 어느 정도 눈에 익었고, 처음엔 막막하기만 했던 채플 등산도 지금은 그러려니 하며 적응해나가고 있다. 물론 9시 수업이나 기나긴 공강은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약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새내기의 대학생활은 아직도 여전히 호기심 투성이다.
나는 1년 늦게 학교를 들어와서 그런지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도 많은 편이었다.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아마 재수생활 동안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잘 만나지 못했던 게 한이 됐던 모양이었다. 그러다보니 가끔씩 캠퍼스에서 얼굴만 아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면 불쑥 반가운 마음이 들어 인사를 하곤 한다.
그러나 나는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에 직접 참가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동아리라든가 과내 OT 또는 개강파티와 같은 그런 것들을. 고등학교 때의 내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나는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도 하고 싶지만, 그만큼 두려웠기 때문이었을까? 인간관계란 생각보다 쉽게 끊어지고,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재수생활을 하면서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을 사귀지 않는다는 건 그저 변명일 뿐이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다. 또 늦게 들어온 만큼 더 노력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은 단지 내가 사람을 대하는 데에 익숙하질 않아서 그런 것일 뿐이다.
계명대학교를 다니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채워나간다면 언젠가는 예전의 나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꿈같은 소리일지라도, 나는 내가 만난 모든 인연들과 시나브로 관계가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