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 보면 처음엔 새롭다가 어느 순간 익숙해져서 그것이 소중한 것인지 잊고 사는 때가 많습니다. 익숙함은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지만 동시에 소중한 것을 소중하다고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요즘 들어 문득 어렸을 적의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어색한 기억들을 곱씹어보면 예전엔 행복하고 재미있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무뚝뚝하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의 행동들은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나 소중한 경험들입니다. 철이 드는 건지 문득 생각이 나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부모님께서 연세가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이 따끔거립니다. 병을 앓고 난 후엔 크게만 느껴졌던 아버지가 나보다 작다는 걸 알게 되고, 내가 자란 만큼 부모님은 약해지신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할 수 있을 때 해라, 부모님께 어떤 말이든 포옹이든 손을 잡아드리든 마음이 내키면 놓치지 말고 하라”고 말입니다. 그 순간을 놓치게 되면 나중에 두고두고 ‘좀 더 잘 해드릴 걸 하는 후회’가 들 것 같습니다. 사람이 소중함을 느낄 때는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늦죠. 가족의 소중함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 너무나 익숙하죠. 그 익숙함은 소중함을 무감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표현에 서툴더라도 먼저 말하는 건 어떨까요? 잠시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정말 잊을 수 없는 따뜻한 기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전화 한통, 문자하나, 포옹한번, 마사지 한번 등등 생각나는 것을 부모님께 해드리는 건 어떨까요? 작은 시작이 가정 안에 따뜻함을 만들고, 익숙하여 잊고 있던 소중함을 다시 새롭게 일깨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