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류가 보여준 시대

  • 등록 2014.05.12 23: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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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장마 같다. 장마가 올 때면 하늘은 검은 구름이 껴 컴컴하고 사람들의 심리도 우울한 것처럼 탁류의 등장인물들 또한 그렇다. 장마와 같은 침울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겪고 있는 삶의 환경 등은 등장인물들을 비참하게 한다. 때문에 소설의 전반부터 후반까지 복선의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며, 소설의 결말이 비극적임을 암시하는 작가의 특징이 엿보인다.

소설 속 인물인 초봉의 선택은 독자들에게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삶인데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요구하는 대로 따르는 순종적인 모습은 다수의 행복을 위해 희생되는 인물이다. 물론, 초봉은 효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말이 비극적일 것이라는 것을 초봉 자신이 예측하고 있었다면 다시 돌이켰어야 한다. 때문에 초봉은 형보를 죽이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치닫는다. 결국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 없이 순종적인 삶을 사는 것은 비참한 결과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초봉의 자신의 삶에 조금만 집중하고 선택을 했다면 이런 결과들을 초래하지 않으며 초봉이 가장 걱정하는 송희에게도 떳떳한 어머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초봉은 마지막까지 수동적인 인물로 나타나는데 결말 부분에서 자수할 것인지 아닌지를 승재의 대답으로 선택한다.

끝으로 탁류는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전체 상황을 조망하는 소설이며 풍자적인 소설이다. 1920년대 소설보다는 보다 현실적으로 국민들에게 계몽 이후 삶들이 어떠해야하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들은 개인의 삶에 국한되어있어 시대가 요구하는 ‘운동성’, ‘결단성’을 응집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수연(러시아어문학·4) dlkxm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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