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학기말이 되면 어김없이 의례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강의평가서’ 등록이다.
강의평가서는 성적 확인을 위해 빠짐없이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강의평가제도는 학생들과 교수 간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해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의평가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성적 확인을 위한 학생들의 ‘형식적 참여’와 교수들의 ‘형식적 확인’이다. 학생들은 각 항목에 단순히 클릭하는 것으로 강의를 평가하고 코멘트도 의례적인 말을 반복하고 있다. 둘째, 학기 말에 실시되어 수업에 즉각 반영되지 않아 학생들의 성의 없는 답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 확인을 위해 형식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셋째, 강의 특성을 무시한 천편일률적인 문항으로 모든 강의를 평가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실제로 이것이 수업에 반영되는지 확인할 수 없어 점점 무관심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에 전국대학들은 이같은 강의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완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의 ‘중간 강의평가’, 중앙대학교의 수업종류에 따른 다른 평가문항, 고려대학교의 일반문항, 선택문항, 개방형 질문 및 기타양식의 세분화된 평가 기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연세대학교의 경우는 이색적으로 웹진 ‘연두’에 강의평가서 게시판을 두어 학생들 스스로가 강의평가서를 작성하고 서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이것이 강의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대학도 강의평가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 강의평가 방식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내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진행한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의평가제도가 교수와 학생들 사이의 진정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어 수업의 질을 높이는 좋은 제도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