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재화의 종류를 막론하고 일단 편리하지 않으면 이용자에게 외면을 받기 십상인데 이러한 추세가 신용카드라는 재화를 탄생시켰다. 실용성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재화이지만 완전한 재화로 보기에는 아직 불완전한 측면이 많은 것이다.
우선 신용카드의 특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신용카드는 월 일정한도액 만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인데 이러한 특성은 미래의 소득까지도 현재 수중의 돈 인 양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허용한도액은 자신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에 대개 자신이 설정할 수 있는 최고의 한도액을 설정해두고 사용한다고 한다. 문제는 카드결제 시 본인 확인 절차나 비밀번호 입력 등의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종류에 따라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하는 단말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카드만 제시하면 즉시 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의 휴대특성상 분실이 잦은 편인데 일부 악의를 가진 사람이 습득하게 된다면 이러한 피해까지 신용카드 소유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실정이다.
동전의 양면이 존재하듯 현대 사회의 발전은 무조건적인 편의만을 제공해주지 않는다. 신용카드의 즉시적인 소비 가능성은 우리들의 무한한 욕구와 마주했을 때 비로소 검은 이빨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로 인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며 신용카드 이용자들은 사용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러한 신용카드에 대한 인식 변화가 건전한 소비문화 형성을 위한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