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우리대학에서는 연례 행사처럼 학생 선거를 치른다. 학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며 어떤 변화를 이룰 것이라는 대단한 공약을 내걸지만, 정작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세 가지 있다.
그 첫 번째로 선거에 대한 정보나 홍보 부족을 들 수 있다. 후보에 대한 홍보는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선거 자체에 대한 홍보는 부족한 듯하다. 내 주변만 둘러봐도 선거 하루 전날까지 선거일이 언제인지,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선거율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 신분 확인의 중요성이다. 나도 선거 당일 오전에 투표를 하러 갔는데 이름 확인만 하더니 지장을 찍고 바로 투표를 하란다. 신분증을 꺼내려 했던 내 손이 무색해지게 말이다. 다른 학생의 이름을 빌려 두 번 선거를 하더라도 아무도 모를 노릇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부정 선거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자유선거의 무시이다. 수업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웬 여학생 한 명이 다짜고짜 달려들더니 투표를 하란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중요시 되는 투표에서 선택의 자유가 완전히 무시되어버리는 현장이었다.
이렇게 태풍이 지나가듯이 선거는 끝나버렸다. 내년 이맘때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생회장이 누구인지, 어떤 선거공약을 내걸었고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른 채 생활할 것이다. 신지식인의 상징인 우리 대학생만큼은 선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