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돌발변수로 대선 구도가 복잡해졌다. 따라서 관심도 재미도 커진 것이 사실이다. 관심과 재미라해서 방관자가 아니냐는 의심은 버려라. 때로는 3자의 시각도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 대선에서 방관자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학교 선거에서는 확실한 방관자로 남고 싶다. 공약을 걸고 인물을 홍보하는 것이야 당연하다 해도 그 방식에 있어서는 기성정치 저리 가라다. 그것은 비방과 욕설이 아닌 계명학우들을 향한 무언의 폭력으로 드러난다. 과장된 표현이겠으나 그것은 확실히 도를 넘어선 폭력의 수준이 될 수 있다.
우선, 후보자들과 유세자들의 부자연스러움이다. 그것은 젊은 지성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창조와 도전 그리고 열정과 패기는 우리 젊은 지성인들이 가꿔야 할 덕목들이지만 부자연스러움에서는 그 어떤 창조도 도전도 없다. 그것은 오로지 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된다.
유치원생들도 안한다는 배꼽인사. 군대를 연상시키는 마른 성냥개비같이 뚝뚝 부러질 것 같은 어색한 어투. 쓰러진 해바라기 마냥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은 아시아나 승무원보다 아름답다.
둘째는 학우들의 신념과 정성에 대한 폭력이다. 공약이 지켜지지 않음은 두 말할 나위없다. 되풀이 되는 판박이 공약은 계명학우들을 우롱하고 조롱하는 처사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이성과 양심을 향한 침 뱉음이요 폭력이다. 말도 말자. 그냥 방관자로 남고 싶다. 학업에 방해만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