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행복하기

  • 등록 2008.11.02 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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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최근 정부의 각 부처별 내년 예산이 공개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라의 살림살이도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계획하는 시점이다. 여기저기서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오는 요즘이라, 특히 내년에 서민들의 복지를 위해 국가가 어떻게 살림을 살아 낼 것인지를 보여주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예산에 주목하게 된다.

내년도 보건복지가족부 예산은 총액이 증가했으나 대체로 현상유지를 위한 법정의무지출액만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교육지원사업, 장애인 직업재활사업, 노인돌봄서비스 등에 대한 지원이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 달에 발표한 내년 세수계획에 따르면, 내년도에는 우리 사회의 1, 2%의 부유층으로부터 들어올 수 있는 세금의 비율이 많이 줄었다. 일반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근로소득세와 일반소비세는 증가된 반면,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와 사치품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는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감세를 기조로 하고 있으나 특히 부유층에 대한 감세가 도드라진다.

한 가정의 살림살이도 예산에 맞춰 지출을 계획하고 이에 맞추어 수지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하물며 다양한 계층의 욕구를 가능한 들어주며 나라의 살림살이를 계획하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또 고려해야만 할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사회적 차원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취약집단에 대한 예산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일반 서민들의 세금에 대한 부담은 더 늘어난 반면, 부유층의 세금부담은 감소된 살림살이 계획안은,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우리에게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것 같다.

10명의 식구가 있는 한 가정에서 한 명이나 두 명의 행복만을 위해 다른 가족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면 그 가족은 한 가족으로서 연대감을 가지고 오래 오래 잘 살아가기 어렵지 않을까? 특히 더 많이 보살피고 도와주어야하는 가족원에게 그러한 희생을 강요한다면, 우리는 그 가정을 바람직한 가정이라고 하기 어렵지 않을까?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의 밑그림을 보면서 아쉬움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계명대신문사 kmup@km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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