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욕망을 가진 존재이다. 생존에 필요한 욕구만 지닌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인간만이 유일하게 욕구와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생존과 직결되는 욕구가 충족되었음에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구하며 욕망을 채우려한다. 하지만 욕구와 달리 욕망은 절대로 채워질 수 없다. 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또 다른 욕망이 생겨 인간은 늘 부족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은 양면성을 띄고 있는데, 크게 건강한 욕망과 병든 욕망으로 나눌 수 있다. 건강한 욕망은 자기 본성에서 기인된 욕망으로 자기실현적 삶으로 나아가려는 특성을 보인다. 즉 욕망은 끊임없는 자아실현을 통해 창조적 삶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며 단순히 결핍감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궁극적 대상에 대해 인간을 한 차원 높은 경지로 이끌 수 있게 한다.
반면에, 병든 욕망은 거짓된 욕망으로서 인위적이고 주입된 욕망이다. 이 병든 욕망에 기초한 삶은 자기 배반적 삶인 동시에 자기 부정적 삶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욕망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갈등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창조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욕망 그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욕망의 양면성을 인식하고 자아실현의 창조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망에서 무엇이 참되고 바람직한 욕망인지 생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건강한 욕망에 충실한 삶은 조화로움을 추구하여 관계에 대한 욕망에서 사랑에 대한 욕망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따라서 건강한 욕망은 인간이 새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필요조건이며,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