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혼자 헤매다가 마침내 완전한 자유를 가슴에 넘치게 안고 웃었다.” (마종기 시인, 자유주의의 한 구절)
대부분의 사람은 자유를 선망·동경의 상징으로 생각한다. ‘자유’가 주는 향기는 너무나도 달콤하고 매력적이여서 수많은 문학·영화·노래의 메인테마로 사용 되었다. 또한, 우리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자유를 얻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자유’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고 정말 자유라는 것이 가능한가는 생각해 본 적이 적은 것 같다. 더 나아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존재할까?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한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무수한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산에서 홀로 도를 닦는 사람도 있겠지만 널리 알려진 일반론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다. 이러한 그물망처럼 얽혀진 관계 속에서 혼자의 독단적인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할까?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취업, 결혼 또한 그러할 것이다.
어떤 이의 자유로운 행동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면, 과연 그러한 행동을 할까?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부양해야 할 아이가 있는 아버지가 쉽게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날 수 있을까?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수천의 직원을 거느리는 사장의 행동, 더 나아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수장의 선택에서 얼마나 많은 제약과 고민이 따를지 나는 상상할 수도 없다. 이러한 사람에게 과연 자유라는 의미가 존재할까? 즉, 한 개인과 밀접하게 얽혀있는 관계의 범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유의 의미와 멀어진다. 문학과 영화에서 자유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현실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