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 년

  • 등록 2013.12.10 13: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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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한 지 어느덧 9개월이 지났다. 봄이라기엔 바람이 차던 이른 계절, 우리는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새내기의 풋풋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볼품없이 앙상하던 나뭇가지에 꽃봉오리가 맺히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흐드러지게 핀 벚꽃 잎은 막 시작된 우리 20대의 첫걸음을 응원하듯 만발했다. 흩날리는 벚꽃 잎이 비와 함께 지고 금세 더운 기운이 몰려왔다. 우리는 여름이 가까워짐에 따라 조금씩 농익어갔다. 자연스러운 화장과 각자의 취향에 따라 바뀐 스타일에서 대학생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짧아지는 우리의 옷처럼 종강까지의 기간도 짧아지고 있었다. 우리는 종강을 앞두고 여느 대학생들처럼 방학 중 만남을 계획하며 설렌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종강을 한 우리는 각자의 계획에 따라 설레던 대학의 첫 방학을 맞이했다. 땀이 절로 나는 더운 날씨였지만 학기 중의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의 피서를 가진 듯했다. 하지만 너무 여유로워서였을까. 규칙 없는 생활에 몸도 마음도 점점 흐트러져 가고 친구들과 시끌벅적 떠들던 학기 중이 계속 생각났다. 학교와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은 개강이 가까워지면서 더해 갔다. 기다리던 개강 날,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들뜬 마음에 더 높아진 목소리로 서로의 방학을 나누었다.

습하던 더위가 한풀 꺾이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푸르던 나뭇잎이 빨갛게 물들며 우리로 하여금 가을의 정취를 자아내게 했다. 거리를 물들인 단풍잎을 밟으며 우리는 진로에 대한 생각을 말하면서 한층 성숙해졌다. 진지하게 서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어려움을 나누면서 대학생활을 해나가던 우리는 현재 눈발 날리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처럼 우리의 스무 살도 끝을 보이고 있다. 새내기로서의 대학생활이 끝나가는 아쉬움을 달래며 우리는 1학년의 마지막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다신 돌아오지 않을 20살의 경험을 기억하며 우리는 앞으로 함께 할 대학생활을 기대한다.
이나원(한국어문학ㆍ1) skdnjs7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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