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1.2℃
  • 구름많음강릉 21.2℃
  • 흐림서울 22.4℃
  • 흐림대전 22.8℃
  • 구름많음대구 23.3℃
  • 박무울산 20.8℃
  • 박무광주 22.4℃
  • 박무부산 21.8℃
  • 구름많음고창 21.3℃
  • 제주 21.7℃
  • 구름조금강화 19.1℃
  • 구름많음보은 22.1℃
  • 구름조금금산 22.0℃
  • 맑음강진군 21.4℃
  • 구름많음경주시 21.8℃
  • 구름많음거제 21.4℃
기상청 제공

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2) - 당신이라는 간질

  • 작성자 : 계명대신문사
  • 작성일 : 2018-06-04 10:45:00

 ●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 -  당신이라는 간질


당신이라는 간질


박상원 (우석대학교•문예창작학•3) 


자주 당신에게 저녁 산책을 하자고 해요

우리는 별들 사이를 헤매며

헤엄치기 위해 빠져 죽는 연습을 하죠

서랍을 열면 당신의 뒷모습이 있어요 

벌겋게 달아오른 둥근 등을 쓰다듬으려하자 

당신은 저의 바깥으로 굽어요

 

제 손이 더럽나요

 

저는 손목을 탯줄로 묶어놓은 채 

당신의 저녁을 봐요 

뱃속에 찍힌 저의 발자국을 보며 

괴로워했을지도 몰라요 

 

저는 아직도 당신의 뱃속에서 지문을 찾아요

 

시가 적힌 저의 일기를 보는 당신은 

어두운 문장들이라 말해요

비극적인 태아처럼 잠들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의 고백은 난해해요 

저는 그것을 해석하는 법을 모르죠 

당신의 뱃속에서 꺼냈던 

성냥 하나를 땅에 심어요

그리고 빛나지 않기를 기도해요

 

더는 서로의 배꼽을 떠올리지 못할 때 

당신의 간질을 닮은 성냥불이 태어나요



● 제36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가작(1) - 수상소감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락을 받고 제 손을 바라보았습니다. 낯설었고 제 것이 아닌 느낌이 드는 날이 많았던 손입니다. 타인으로 인해 움직인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알기 위해 쓰던 시들이 온전한 저의 목소리가 아님을 깨닫게 된 후부터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매번 미끄러지는 일을 반복합니다. 언제 끝이 보일까 생각합니다. 사실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알면서도 끝이 났으면 싶었고 더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길 빌었습니다. 그런 저를 주위 사람들은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네가 시 쓰는 일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냐”라는 식의 말을 들으면 괜히 미웠습니다. 조언해주신 분들에게는 건방지겠지만 저는 아직 제 목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오히려 결핍을 마주하는 게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한 작품에 돌멩이를 놓아주신 심사위원분께 감사드립니다. 그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생긴 손바닥의 상처를 잘 간직하겠습니다. 

많이 챙겨주지 못해도 각자 열심히 하는 후배들과 같이 고민해주고 공부한 친구들이 고맙기만 할 따름입니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잘 것 없는 수상소감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네티즌 의견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230 제39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 심사평(손정수 님, 최제훈… 신문방송국 2019/09/16
229 제39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당선작 - 장례(박민혁 인하… 신문방송국 2019/09/16
228 제39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 심사평(김중효 님, 고연옥… 신문방송국 2019/09/16
227 제39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은희경… 신문방송국 2019/09/16
226 제39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당선작 - 라운지 피플(양아… 신문방송국 2019/09/16
225 제39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 심사평(김민정 님, 나희덕 님, 박… 신문방송국 2019/09/16
224 제39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당선작 - 몽파르나스(김지현 단국… 신문방송국 2019/09/16
223 2017년 제37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2) - 장마 마스터 2019/08/28
222 제38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가작(2) - 드리프터 계명대신문사 2018/06/04
221 제38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가작(1) - 줄곧 들어온 소리 계명대신문사 2018/06/04
220 제38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당선작 - 배수(排水) 계명대신문사 2018/06/04
*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2) - 당신이라는 간질 계명대신문사 2018/06/04
218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가작(1) - 산책-광릉수목원 계명대신문사 2018/06/04
217 제38회 계명문화상 시 부문 당선작 - 비밀봉지 계명대신문사 2018/06/04
216 제38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 심사평(손정수 님) 계명대신문사 2018/06/04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총, 균, 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를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6백60여 페이지의 방대하고 육중한 이 책을 보름을 넘겨 독파했을 때 그 만족감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한마디로 감동과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역적으로 위대한 발상지나 그 이동과 인종주의적인 이론들로 가득했지만 ‘총, 균, 쇠’는 달랐다. 우선 이 책은 1만3천 년 인류역사의 기원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풍부한 자료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엮어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학, 병리학, 생태지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진화생물학, 고고학 등 온갖 학문들을 동원해 인류 발전의 속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과학적 이론이나 깊이 있는 생물학 또는 역사와 지리적 상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임에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강대한 이웃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독특한 문화, 언어, 민족과 독립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조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수려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