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터닝 포인트’가 있다. 스승의 말 한마디가 잠재력을 깨우는 빛이 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극재(克哉) 정점식(1917~2009) 선생(이하 ‘극재’로 약칭)에게도 그런 스승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해방 무렵에 만난 쓰다 세이슈(律田正周, 1907~1955)가 바로 ‘삶을 바꾼 스승’이었다. 쓰다는 일본 문화학원의 교수로 우리나라 유학생들과도 친분이 두터웠다. 이중섭, 유영국, 송혜수 등이 그의 문하생이었다. 1941년 일본의 억압을 피해 간 하얼빈에서 쓰다와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해방이 되고 나서 극재는 쓰다와 3개월간 함께 생활한다. 그때 극재의 스케치북을 몰래본 쓰다는, “극재는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고 있다.”며, “어쩌면 스페인적인 풍토나 문화적 배경 밑에서 나올 법한 그림”이라는 칭찬을 한다. 그것은 하얼빈의 이국적인 풍경을 그린 드로잉을 보고 한 말이었고, 그 드로잉에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건물의 낡은 모습이나 흠집 등이 묘사되어 있었다. 쓰다는 극재가 무의식적으로 묘사한 요소들의 미적인 효과를 지적한 것이다. 이로써 극재는 자신의 그림에 나타난 자잘한 요소들을 인식하게 되고, 대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이런 지적과 더불어 쓰
채식주의는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음식의 유형에 따라 구분한다. 이것은 매우 애매할 뿐 아니라 채식주의의 취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도 어렵다. 왜 붉은 살코기만을 먹지 않는지, 왜 동물의 알은 허용하고 유제품은 안 되는지, 반대로 유제품은 허용하고 동물의 알은 왜 안 되는지 등을 우리는 분명하게 알 수 없다. 또한 음식의 허용 범위가 같더라도 그 이유와 근거는 서로 전혀 다를 수 있다. 채식의 이유가 자신의 건강, 동물권 및 환경 보호 등으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허용해야 하는 음식의 유형보다 그 이유와 취지가 더 중요하다면 그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채식주의를 도덕공동체에 따라 각각 인간, 동물, 생명체 그리고 환경을 위한 채식주의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을 위한 채식주의 관점에서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채식이 자신의 이상국가에서 가장 적절한 식문화라고 주장한다. 플라톤은 채식주의에 대한 두 가지 근거, 인간의 건강에 근거한 영양학적 논증과 경제적 논증을 제시하고 있다. 대다수 채식주의자들이 채식의 이유로 들고 있는 영양학적 논증에 따르면, 육식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고 혈당과 혈압을 증가시켜 심혈관 질환을
지난 1백여 년간 과학계에서는 인간의 오감을 모방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왔다. 청각을 모사한 레코더와 축음기의 발명을 시작으로 카메라와 텔레비전 등 시각의 모사 기술까지 진행된 상태이다. 이러한 모방 기술은 앞서 서술한 매우 새로운 전자 기기의 개발을 이루었고, 이는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매우 중요한 발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여전히 모방이 미진한 촉각, 후각, 미각 등의 부분에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고, 이의 성공은 기존의 청각 및 시각에서 보이듯 인간 사회에 매우 큰 경제적, 사회적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촉각, 후각, 미각 중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촉각이 모방 기술의 다음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많은 과학자가 예측하고 있으며, 일부 이와 관련된 기술은 벌써 우리의 삶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촉각 센서의 개발은 사람의 피부나 손가락의 기능처럼 물리적인 부분에 대한 모사와, 손가락으로 옷감 등을 만진 후에 느끼는 촉감이라고 부르는 감정적인 부분까지 확장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촉각 센서는 사람과 비슷한 안드로이드 로봇을 위한 인공팔 기술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었고, 사람처럼 매우 정교하게 물체를 잡을 수
니체는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안티크리스트’에서 한 마디로 정의하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 힘이 증가되고 있다는 느낌, 저항을 초극했다는 느낌을 말한다.”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니체처럼 생각한 적이 있는가? 니체처럼 행복을 생각한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행복을 흔히 ‘마음이 즐거운 상태’ 혹은 ‘마음이 편한 상태’로 본다. 이러한 상태도 분명히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니체는 이러한 행복은 말세인들이 추구하는 행복이라고 보았다. 요새 소확행, 곧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니체가 염두에 두고 있는 말세인들이란 이런 소확행을 쫓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그마한 쾌락과 행복에 연연해하면서 그것들을 얻었을 때 만족하는 소시민적인 인간들이다. 니체는 말세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대지는 왜소해졌으며 만물을 왜소하게 만드는 말세인이 대지 위에서 뛰며 돌아다닌다. 그의 종족은 벼룩처럼 근절될 수 없다. 말세인이 가장 오래 산다. ‘우리는 행복을 만들어냈다.’ 말세인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눈을 깜박거린다. […] 이제 인간은 가난하게 되지도 않고 부자가 되지도 않는다. 어느 쪽이든 너무나 힘을 쏟아야 하는
오늘날 청년들은 암울한 현실 앞에서 절망과 허무에 빠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한 채 시대의 방관자로 서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져본다. 어떻게 주체적인 인간이 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을 알베르 카뮈(1913-1960)의 실존주의 사상이 잘 스며든 『이방인』(1942)의 주인공인 뫼르소의 삶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알베르 카뮈는 프랑스의 실존주의 소설가이며, 극작가였다. 카뮈는 대표작인 『이방인』에서 서로 다른 세 가지 형식의 죽음, 즉, 어머니의 자연사, 바닷가의 살인행위, 사형선고를 통해 뫼르소의 방관과 참여, 실존, 부조리, 주체 등의 개념들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죽음 앞에서 뫼르소는 방관자에서 주체로 옮겨가는 이동의 과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죽음은 양로원에서 생활하던 엄마의 자연사이다.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 앞에서 철저한 방관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을지도 모른다.”라는 충격적인 첫 문장만큼 뫼르소의 방관자와 같은 태도를 잘 보여주는 장면은 없을 것이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다음날 마리와 영화를 보고 정사를 나눈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을 마치 타인의
본 기사는 우리학교 목요철학원이 주최하는 ‘목요철학인문포럼’ 제725회 ‘예술, 모방과 카타르시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의 강연록에서 발췌하여 요약한 것입니다. - 엮은이 말 화가의 손놀림을 따라 형태가 그려지고 색이 입혀지면서 세상의 한 조각이 화폭 위로 옮겨오는 일은 신비롭다. 이를 두고,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미메시스(mimesis)’라 했다. 미메시스란 진짜를 원본(原本)으로 삼아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미메시스의 성공 여부는 가짜를 얼마나 진짜처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거기에는 일종의 속임수가 들어가야만 한다. 뛰어난 미메시스는 일종의 감쪽같은 사기 행각이다.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 음악, 시까지 모든 예술은 실재의 대상과 현실을 가상의 공간 속으로 옮겨놓는 미메시스일 수밖에 없고, 그때 예술은 착각과 혼동을 일으키는 절묘한 속임수의 기술이 된다. 그런데 이를 아주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플라톤이다. 그에게는 그림 속 포도는 물론이고, 화가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쟁반 위의 포도조차 ‘진짜 포도’가 아니다. 현실 속의 포도, 그것은 이상적인 진짜 포도를 흉내 내고 있는, ‘포도’
본 기사는 우리학교 여성학연구소가 발간하는 『젠더와 문화』 제11권 2호(2018)에 수록된 연구논문 ⸢페미니스트 정의론의 관점에서 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의미와 과제⸥를 발췌하여 요약한 것입니다. - 엮은이 말 이 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피해해결을 위한 각종 단체의 운동에 쏟아지는 폄훼와 왜곡이 심각하고, 피해 당사자들이 급격히 고인 되고 있는 현실에 착목한다. 일본의 아베 정권이 과거 사실을 부인하고 ‘도덕적 책임’이라는 수사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며 당사자들이 존재하지 않을 순간을 기다리는 시점에 기존의 법적/도덕적 책임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피해당사자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에게 남겨진 책임을 강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미국의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 아이리스 영의 ‘정의론’을 토대로 알아보고자 한다. 아이리스 영은 개인의 과실이나 불운, 선택의 책임으로 협애화하는 법적 책임 모델을 구조적 부정의에 대한 정치적 책임 모델로 대체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정의의 문제는 개인의 특정한 삶(선택, 불운 등)이 아니라 그가 처해 있는 취약한 사회적 위치에 대한 것”이며, 따라서 그에게 구조적 부정의란 “개인의 행위와 제도가 상호작용한 결과
본 기사는 우리학교 한국학연구소가 발간하는 『한국학논집』 제74집(2019)에 수록된 연구논문 ‘대학의 기업화와 인문학-대학의 파국과 인문학의 몰락’에서 발췌하여 요약한 것입니다. - 엮은이 말 지금 대학에 파국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마치 파국으로 치닫는 영화 속 설국열차의 모습과 흡사하다. 지난 20년간 급격한 세계화와 정보화의 파고 속에서 대학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위기 앞에서 대학은 전면적으로 기업화되어가는 현실에 브레이크를 걸 만한 장치를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기업처럼 경영되는 대학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대학의 상품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대학 밖 권력이 정해주는 서열 순위에서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유에스 뉴스 & 월드 리포트> 같은 2류 시사 주간지나 ‘쿼콰렐리 시몬스’(QS) 같은 전문 평가기관이, 국내에서는 <중앙일보>,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사들이 작성하는 ‘대학 평가’에서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대학은 자신의 모든 자원을 평가 기관들이 제시하는 척도에 맞추어 정렬하고 배치시키고 있다. 교수당 연구
어린 시절 겨울에 추워서 양지바른 마루에 걸터앉아 있다가 문득 방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햇빛을 쫓다 보면 방안에서 수없이 요동치는 (미세)먼지들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미세먼지는 빛을 산란시키는 특성이 있어 특별한 경우에 우리 눈에 보인다. 내가 그 많은 (미세)먼지들을 마시면서 지내고 있었다는 것을 잠시나마 엿보게 된 것이다. 이제는 난방이 잘되는 집에서 살게 되어 이런 경험은 옛 추억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의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여전히 실내에는 많은 미세먼지가 떠 있고, 추가로 과거에 없던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더 작고 독한 미세먼지들이 득실거리는 공기를 마시면서 날마다 살아가고 있다. 먼지는 기체가 아니고 고체(가끔 액체)의 형태로 있어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고, 매우 복잡한 속성이 있어 불리는 이름도 많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공기 중에 오랫동안 떠 있어 우리가 호흡할 때 몸속으로 들어오기 쉽다. 흔히 먼지를 크기에 따라 10 마이크로미터(μm, 100만분의 1m에 해당)보다 작은 것을 미세먼지(PM10), 2.5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것을 초미세먼지(PM2.5)라고 부른다. 이것들은 먼지를 구성하는 화학성분과 무관하게 오로지
최근 스페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행사인 ‘Mobile World Congress 2019’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5G 상용화가 단지 선행 기술의 시연이 아닌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서비스로서 우리 삶 속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5G는 이전 세대 통신 기술의 주 영역인 개인간 통신을 넘어 자율주행차, 공장자동화, 스마트시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타산업과 융합되어 사회 전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8년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 등이 발표한 ‘5G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5G 이동통신이 주요 16개 산업 분야에 범용 기술로 도입될 경우 2035년까지의 5G 관련 경제 생산 규모가 12.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사업자-장비회사-단말로 이루어지는 기존 이동통신 생태계와는 달리 여러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신규 서비스 창출 등 다양한 가치사슬을 창출하는 융합 생태계를 생성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연결성, 지능화,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활용될 5G는 이동통신 분야 표준화 기구인 ITU에서 그 개념과 비전을 2012년 중반부터 정립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유통산업은 높은 고용창출 효과가 있어 전체 고용인력의 15~20%을 담당하고 있다. 유통산업은 대형 유통업체, 중소 유통업체, 물류업체, 제조업체, 납품업체, 소상공인, 소비자 및 기타 이해관계자 등이 함께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미래 유통산업의 거대한 물결 앞에서 정부는 유통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상호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와 지원을 통해 새로운 유통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더불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시작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였으며, 이에 따라 유통시장은 장기적인 저성장기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또한 청소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높은 청년 실업률이 야간 경제의 축소로 이어져 대도시 유흥가 상점의 폐점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1인 가구 비중이 2015년 26.5%에서 2035년 34.3%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30대와 40대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높은 편이지만 60대 이상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하락하는 추세이다. 2018년 9월 27일 어느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할인점인
● 라돈이란? 토양, 건축자재, 지하수 및 천연가스 등에서 주로 발생(ECA, 1995; NCRP, 1976)하는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 물질이고, 우라늄의 6번째 붕괴생성물이며, 1급 발암물질이다. 더해서 라돈은 불활성 물질이라서 화학적 반응성이 없다. 또한 라돈의 동위원소는 27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 3가지 라돈 종류 (219Rn, 220Rn, 222Rn)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이다(USEPA,2007). 특히, 자연적 방사능 라돈 종류 중에서 222Rn은 상대적으로 긴 반감기(3.8일)를 가지고 있어 충분한 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물러 있으므로 다른 자연 방사선원에 비하여 222Rn과 그의 자핵 종(radon decay products)에 의한 일반인의 자연방사선 피폭 기여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실내 및 실외 공기, 그리고 토양가스에서 발견되고 실내 환경적으로 주목받는 라돈은 222Rn과 자핵 종이다 (Font and Baixeras, 2003; USEPA, 2006; Font et al., 2008). ● 라돈 노출에 따른 인체 영향 및 문제점 높은 농도의 라돈에 노출될 때 폐암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iles,
서울역에 도착해 곧바로 탑승동에 입장한다. 하이퍼루프 서울역은 UFO처럼 둥글고, 가운데가 빈 도너츠 형상이다. 탑승동에 들어서면, 바닥이 천천히 회전하는 원반형 플랫폼이 여러 개 놓여있고, 플랫폼마다 3개의 객차캡슐이 위치하고 있다. 2B 좌석을 찾아 앉고 가방은 좌석 아래 바스켓에 넣어둔다. 잠시 후 문이 닫히고 짧은 안내방송이 나오는 동안 내가 타고 있는 객차캡슐-원형플랫폼이 서서히 위층으로 올라간다. 출발층에 올라온 원형플랫폼은 부산행 진공튜브방향으로 회전한다. 출발알림과 함께 5-4-3-2-1 카운트다운! “뻥” 소리가 귀 뒤로 들리는 순간, 객차캡슐은 앞으로 튀어나간다. 아주 잠깐 몸이 등받이에 밀리는 느낌 후, 모든 상태가 평온해졌다. 나는 스마트수첩을 펴 온라인 메시지를 몇 개를 확인한다. 객실내부 입체스크린으로 나타나는 휴식영상에 편안함을 느끼는 어느새 도착 알림 방송이 나온다. 15분만에 나는 부산역에 도착했다. 빠르면 10년 후 일상이다. 부산과 서울은 논스톱 하이퍼루프로 15분 거리가 된다. 해운대 집-서울 삼성동직장을 오가는 진짜 1일생활권. 하이퍼루프는 무엇일까? 하이퍼루프는 기차도, 비행기도, 자동차도 아니다. 하지만 시작-종착점
생명체들이 가진 구조와 기능은 오랜 세월에 걸쳐 최적화되었다. 이렇게 최적화된 생명체의 생태, 구조, 기능을 모방하거나, 이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주어진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생체모방기술이라고 한다. 거의 모든 생명체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과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시켜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체가 가진 생존 전략이나 효율 극대화 방식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적자생존 과정을 통해 최적화된 생명체의 생리, 생태, 구조 등을 자세하게 규명하고, 공학적으로 활용 가능한 창의적인 생체모방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 특히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바이오 및 나노과학기술의 수준을 고려하면 향후 생체모방기술 개발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생체모방기술은 크게 생명체의 외형이나 구조를 모방하는 외재적 생체모방기술과 생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현상을 자연 모사하는 내재적 생체모방기술로 나눌 수 있다. 그동안 개발된 대부분의 생체모방기술들은 대부분 외재적 생체모방기술이다. 대표적인 예로, 새와 곤충의 날개를 모방한 항공기 날개, 엉겅퀴 가시 털을 모방한 벨크로(Velcro), 상어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