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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삼성이 헌납한 8천억, 가장 그늘진 곳에 쓰여지길

삼성이 사회에 헌납한 8천억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청와대가 고심 중인 가운데, 이를 교육부로 넘기는 안이 우세하다는 보도를 접했다.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좋은 선택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한편으로 이것은 정부에서 양극화 해소책으로 내놓은 ‘방과 후 학교’와 맞물려 짜여진 각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대 재벌인 삼성이 내놓은 돈이란 점과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삼성의 8천억은 교육부보다는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루 36명이 자살을 꿈꾸고, 실지 1년에 9백68명이 자살을 기도한다고 한다. 늘 재정이 부족하고 세금을 더 걷고 싶어 하는 정부로서는 돈 쓸 곳이야 많겠지만, 그 돈을 가장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돈은 환율이라는 마술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게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빠져 나가 대기업의 수중으로 들어갔던 돈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빵을 누구에게 먼저 줄 것인가는 답이 분명하다. 가장 굶주리고 가장 힘이 약한 자에게 우선 분배해야 하는 것이 정의가 아니겠는가.


모두들 부동산으로 한몫 잡는 데만 열을 올리고 소외계층을 돌아보지 않는 이 때, 8천억을 그들에게 베풀고 우리 국민 모두가 스스로를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삼성의 사회에 대한 헌납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일은 정부의 몫이다. 삼성의 잘못된 점은 지적하고 회초리를 들지언정, 국제무대에서 삼성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것은 우리 얼굴에 침뱉기이다. 굳이 대기업의 규모의 경제니 하는 말은 언급하지 않더라도, 삼성이 거금을 사회에 헌납했으면 정부에서도 이를 아름답게 포장해서 내놓는 것이 국익에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