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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타석 무안타'와 '20타선 무안타'의 차이

야구에서 ‘무타석 무안타’와 ‘20타석 무안타’의 타율을 생각해보면 모두 제로(0)로 똑같아 보인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 ‘무타석 무안타’의 경우는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해 전혀 타석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한평생 내야 안타 한번 칠 수 없다.

하지만 ‘20타석 무안타’는 거듭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하는 경우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면서 찬스를 노리고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 투수의 구질을 연구하기도 하고 단체훈련이 끝난 후에는 배팅연습과 체력단련 등 개인훈련을 하기도 할 것이다. 이 경우 언젠가는 안타를 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아니, 어쩌면 이승엽선수의 만루 홈런과도 같은 멋진 한방을 날려 보낼 수도 있다.

우리 계명대 학생들도 ‘20타석 무안타’의 정신을 가지길 바란다. 우리 학교 동문선배들 중에는 ‘잡초와 같은 끈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성공한 사람이 많이 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무역학과 87학번 동문 L사장’. L동문은 블랙아프리카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콩고 킨샤사에서 대형트레일러 수십대, 종업원 수백명을 이끌면서 육류와 어류를 수송, 판매하는 냉동물류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L동문의 회사는 인구 8백만의 킨샤사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며 관련업계 수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동문은 국내 KBS 방송국이 훌륭한 해외한인기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출연섭외 요청을 받을 만큼 중남부아프리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L동문이 사업하고 있는 콩고는 어떤 나라인가. 이 나라는 시에라리온 등과 마찬가지로 영화 ‘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의 무대가 되는 곳이 아닌가? 엄청난 자원대국이지만 오랜 기간의 내전과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불어를 사용하는 언어적인 장벽 등으로 인해 비즈니스하기가 매우 어려운 나라이다.

L동문이 그간 겪었을 고초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L동문은 1990년대 중반 한국 중소무역업체의 현지지사요원으로 아프리카에 파견된 이래 지난 10여 년간 온갖 역경을 극복하였다. 앙골라, 콩고 등지에서 근무하는 중에는 전쟁이 나서 수돗물과 전기가 끊어진 암흑 무법천지에서 몇 개월을 버티기도 했고, 지독한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매기도 하였다. 그 험한 상황에서도 불어를 열심히 공부하여 현지인 못지않게 유창한 불어를 구사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잡초같은 근성’과 ‘불굴의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오지 아프리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매년 신학기가 되면 새로운 신입생이 계명동산에 찾아오고, 낯익을 때쯤 되면 벌써 졸업을 한다. 우리는 강의와 대화를 통해 학생들 상당수가 훌륭한 자질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은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만고불변의 격언을 항상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 그러면 아프리카를 비롯한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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