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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굶주린 미래의 빨간불, 에그플레이션

지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밀 3.3배, 옥수수와 콩은 약 2.5배가 올랐다. 쌀의 경우도 재고율이 계속 줄어들어 가격 폭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곡물 가격 뿐 아니라 라면 값이 100원씩 인상되는 것은 물론, 자장면 가격이 9.2%, 칼국수 4.2%, 튀김 닭 3.7% 등 먹거리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 역시 작년에 비해 3.6%가 올랐고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보다 4.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곡물 값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가 덩달아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을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고 한다.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카자흐스탄이 에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밀에 수출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라크와 터키가 밀 비축량 보충을 위해 상당량의 밀을 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자 공급 부족을 우려한 여러 곳에서 사재기 양상을 나타내었고 그 결과 밀 가격이 22%나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곡물 값 급등의 원인이 투기 수요 유입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불안한 수급상황이라고 이야기한다.

곡물 수입률 5위를 기록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러시아 등이 수출한도 설정, 수출세 인상 등 곡물수출 제한조치를 취하자 상황이 더욱 더 힘들어졌다. 또한 국제 식량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 27%, 쌀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이 5% 미만인 현실에 처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정부는 식량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돈의 유무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받을 수 있는 ‘식량주권’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부족한 식량을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비롯하여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와 지역생산·지역소비 시스템 구축 등을 갖추어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국제 식량 위기를 표현하는 말을 낯설게 느끼지 말아야 한다. 각국의 1인당 하루 음식물 쓰레기양을 비교해 봤을 때 독일은 0.27kg, 일본 0.37kg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무려 0.52kg이나 나온다. 장기화 될 곡물 값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개개인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과 밀가루·빵 등을 줄이고 쌀 더 먹기 식생활 캠페인이라도 벌이는 범국민적인 노력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