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대청해전에 대한 분석

이번 해상교전은 북학 무력도발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모두가 명심해야


남북해군 간 해상교전이 2009년 11월10일(화) 오전 11시27분 서해의 대청도 근해에서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교전과 관련, “북한 경비정이 우리 경비정에 먼저 조준 사격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밝혔다. 합참 정보작전처장(이기식 해군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이번 교전은 북한 경비정이 먼저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이를 경고하는 과정에서 우리 고속정에 조준사격을 가해 벌어진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교전상황에 대해, “이날 11시27분쯤 북한 경비정 한 척이 대청도 인근 NLL을 1.2마일(2.2km)침입해 5차례 경고방송을 실시했지만 퇴거하지 않았다”면서 “교전규칙(Rules of Engagement)에 따라 경고사격을 실시하자 북한이 우리 함정을 향해 조준사격에 나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은 이어 “남북함정이 함포를 이용해 약 2분 동안 교전을 벌였으며, 교전거리는 3500야드(3.2km)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함정 외부격벽에 15발의 피탄 자국이 발견됐지만 우리 측 인명이나 장비 피해는 없었다”면서 “敵경비정이 북한으로 귀환했지만 정확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 “敵경비정이 이날 교전에서 우리 측의 대응사격으로 화염에 휩싸인 채 北측으로 퇴각했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우리 해군이 올해 들어 경고사격을 한 것은 처음이었으며, 북한이 올해 NLL을 침범한 횟수는 22회”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에 엄중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동안 긴급 안보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교전은 1999년 6월15일 1차 연평해전과 2002년 6월29일 2차 연평해전에 이어 7년여 만이다.

■ 1·2차 연평해전과의 차이점은?
두 차례의 연평해전은 6월에 발생했고, 北함정의 근거리(1km 이내) 기습공격으로 시작됐다. 1차 연평해전에서 북측은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중형 경비정 3척과 소형 경비정 2척이 파손되어 최소 2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우리 해군 피해는 함정 2척이 약간 손상되고 장병 9명이 경상을 입는 데 그쳤다. 14분간의 함포교전에서 한국해군은 완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2002년에는 우리 고속정 1척이 북측의 기습포격을 받아 예인 중 침몰되었고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당했다. 25분간의 함포교전으로 北경비정은 완파(完破)되어 다른 함정에 의해 예인되었고, 13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방부(합참)는 제3차 서해교전(2009.11.10) 발생 뒤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을 해군 2함대사령부(평택)로 보내 작전상황 등을 조사했으며, 그 결과를 이번 해전의 명칭부여(대청해전)에 반영했다. 전비태세검열단은 조사를 통해 “이번 해전이 교전규칙을 준수해 현장에서 작전을 잘 종결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지·해·공 합동작전태세를 완비한 모범사례“라고 결론을 내렸다. 국방부는 ‘대청해전’으로의 명명에 따라 2009년 12월에 열릴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때 해전을 승리로 이끈 해군 관계자들을 포상키로 했다. 후속 정보판단에 의하면 北경비정은 반파(半破)되어 다른 함정에 의해 예인되었고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북한의 도발 의도는?
NLL 무력화를 위한 의도적인 도발이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북한이 금년 1월에 對南전면대결과 NLL무효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거부터 오랜 세월 집요하게 서해5도 고립, 수도권 서측 해상통제권 장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연안에 많은 전력을 증강해왔다. 북한은 무력도발을 자행(恣行)할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그리고 이번에 교전이 벌어진 해역은 특이한 곳이다. 대청도 근해의 NLL은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분계선과 거의 일치한다. NLL선이 남북 양측의 도서(島嶼) 중간으로 정확히 그어져 있다. 그런데도 북한이 이번에 NLL을 많이 월선하고, 우리의 경고통신을 무시하고, 오히려 조준사격(격파사격)을 우리 경비정에 가해온 것이다. 계획적인 도발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 외에도 최근의 對南위장유화정책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미온적 반응, 한국의 소극적인 對北식량지원(옥수수 1만 톤) 제의 등에 대한 불만 표출과 다음 달로 예정된 美北대화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를 의제화할 목적으로 정전(停戰)상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동시에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 북한의 앞으로 행동은?
북한은 NLL불인정 再선언, NLL 추가 침범 등을 통해 도발강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많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렇게 했다. 북한은 1973년 10월에 서해사태(서해5도 봉쇄사건)를 도발했다. 당시 43회에 걸쳐서 10~20여척의 北함정이 NLL을 월선하여 우리 관할해역을 유린하고 서해5도의 안전을 위협했다. 北전투기가 백령도 영공을 수차례 침범했다. 우리 해군은 장기간 함정/항공기를 증강 배치하여 서해5도로 이동하는 모든 선박(여객선, 운반선, 취약함정)을 근접하여 호송했다. 서해사태는 2년이나 계속되었다.

그리고 제1차 연평해전에서 참패한 북한은 1999년 9월 서해에 ‘새로운 해상분계선’을 주장하고 2000년 3월에 ‘서해5개 섬 통항구역’을 발표하여 긴장을 조성했다. 2001년 6월에는 10여척의 상선을 동원하여 영해/제주해협/NLL을 침범하고 2002년에는 연평해전을 다시 도발했다. 따라서 이번에 패배한 북한은 보복을 빙자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무력도발을 계속해 올 것이다.

■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NLL과 서해5도 방어 전력을 보강해야 한다.
서해5도 주변해역은 지리적·전술적으로 敵이 유리하다. 특히 주변에 배치된 敵 전투함정, 잠수함정, 지상군, 해안포와 공군력은 상대적으로 강력하다. 북한 해군은 동·서해의 좁은 해역방어를 위해 6만 명의 병력에 전투함정 42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해안의 지대함(地對艦)유도탄과 해안포는 우리 함정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 해군은 3면의 넓은 해역방어에 4.1만 명으로 120여척의 전투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서해 해상방어 전력이 북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군함정을 단 기간에 건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선 응급처방으로 연평도와 백령도에 해상작전헬기(해군), 무인정찰기(육군 UAV)를 배치하여 해상전력의 부족함을 보충해야 한다. 서해의 인접 공군기지에 KA-1공격기를 전진 배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서해5도에 해병대 병력을 대폭 증강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국민이 북한의 호전성과 안보현실을 알도록 홍보해야 한다.
우리 국민 중에는 ‘과거와 같이 햇볕정책을 다시 추진하면 서해상 무력충돌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무력충돌이 잦아질 뿐이다. 국민의 정부는 1998년부터 햇볕정책으로 대규모 對北지원과 화해협력을 추진했다. 북한은 1999년에 연평해전을 도발했다. 2000년에 제1차 정상회담에서 돌아온 우리 대통령은 ‘남북 간 화해협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북한은 2001년 상선단 불법침범, 2002년에는 연평해전을 또 도발했다.

2007년 제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분쟁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였다’고 합의한 후 2주 동안 北함정이 5회 NLL을 침범했다. 정부는 이런 안보실상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부족한 전투력을 시급히 보강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

이번 해상교전은 북한 무력도발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정부와 국민 모두가 명심해야만 한다. 우리 정부(국방부)는 NLL 사수의지(死守意志)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전투력 보강을 위한 단/중/장기적인 대비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북한의 1차 도발을 단호히 응징한 해군장병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작은 승리에 자만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