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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골드만 쇼크, 단발 이벤트 아닐것"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한국은행은 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사태의 파장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2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국 내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기소한 것은 월가의 핵심이자 가장 다루기 어려운 대상을 치고 들어간 것"이라며 "사태가 단발성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와 마찬가지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부당 내부거래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준 혐의가 다른 IB들에도 적용돼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당국이 모건스탠리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다시피하는 `골든 칩'을 먼저 때린 것이며, 과거 엔론 사태와 달리 오바마 정부의 금융개혁 법안이 걸려 있는 시기인 만큼 벌금을 내는 선에서 적당히 합의될 사안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막강한 로비자금 동원력과 각계에 그물망처럼 뻗은 거물급 인맥을 활용해 금융 중심지인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의 정계와 관계를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버트 루빈과 헨리 폴슨 등 전직 재무장관을 비롯해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존 코자인 전 뉴저지 주지사 등 골드만삭스 출신 임원이 진출하지 않은 곳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정도다.

한은은 다만 "미국으로서는 어차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었고,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엄청난 수익을 올린 만큼 피소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회사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도 보고서에서 "이번 사건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오히려 당시 이와 비슷한 상품이 많이 판매됐던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비슷한 소송이 잇따라 제기돼 상당 기간 시장과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베른스타인 리서치 등 시장 분석 기관을 인용해 "골드만삭스가 7억1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20억 달러를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며 "과거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나 유럽발 재정위기도 처음에는 단발성 이벤트로 여겼다가 결국 대규모 불안으로 커졌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zhe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4/20 07: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