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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위가 주는 메시지

지난 해 연말에 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봉기가 이제는 미국 월가를 포함한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랍에서 대두된 재스민 혁명(기층민의 봉기)이 독재자에 의한 권력과 부의 사적 독점에 대한 민중의 분노에서 시작되었다면, 오늘날 선진국 국민을 중심으로 번져가고 있는 기층민의 항의 시위(월가시위)는 신자유주의의 팽창에 따른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에 기인하고 있다.

지난 1930년대의 대공황 등 극심한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최대 피해자인 빈곤층이나 소외계층이 생존권 차원의 투쟁을 벌인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중산층과 정치 무관심 세대로 불렸던 젊은이들이 함께 “분노한 사람들(Los indignados)”이라는 이름 아래 광장으로 나온 것은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월가시위는 그동안 주류 공간에서 배제되어 있던 사람들이 드디어 거리로 나와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통한 공공성의 복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데, 저명인사들의 동참이 이어지면서 그 폭발력은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다.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완화, 부자 감세, 공기업 민영화, 반노조 정책 등의 키워드로 이해되는 신자유주의는 1980년에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가 취임하면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후 오늘날까지 신자유주의는 더욱 강화되었고 전 세계로 번져갔다.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미국의 GDP는 명목상 크게 증가하여 최근 30년 동안에 70% 이상 상승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미국의 평균적인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오히려 줄었으며 소득 계층 상위 10%의 경우에도 소득이 연평균 1%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반면에 최상위 1%의 소득은 180% 이상, 최상위 0.1%의 소득은 무려 500% 이상 증가하였다. 이러한 부의 양극화는 부시정권 하에서 결정적으로 심화되었고, 지난 해 미국의 중간 계층의 가계소득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5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재화와 서비스생산은 약 20% 증가하였고, 비 금융 부문 기업의 수익도 85%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일자리는 200만개 이상 줄어들어 미국 성인들의 취업률은 58.2%로 1983년 이래로 가장 낮은 실정에 있다. 자동화, 비정규직 확대, 생산 공장의 해외 이전 등은 기업들에게는 경비절감을 통한 수익창출을 가져왔지만, 사회적으로는 소위 말하는 “고용 없는 성장”의 고착화를 낳았다. 그 결과로 미국은 상위 1%가 소득의 24%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사회로 전락하게 되었다. 오늘날 미국의 빈부격차는 가나, 니카라과 등과 비슷한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로 나빠진 우리나라의 소득분배 지표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용문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OECD의 10년 이상 근속자 평균 비율이 33%이지만, 우리나라는 16%로 가장 낮다고 한다. 반면에 1년 미만 단기 근속자의 OECD 평균은 17%인데, 우리나라는 37%로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 평균 근속연수도 4.9년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짧다. 상·하위 10%의 임금격차는 5.1배로 미국(4.5배)을 앞질러 가장 높다. 남자정규직 임금에 대해서, 남자비정규직은 53.2%, 여자 비정규직은 36.7%에 불과하다. 우리도 미국 못지않게 상시적으로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처지에 있는 셈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정치에 대한 대기업의 정치적 영향력마저 대폭 강화되어 정부정책과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기업 이익 우선이 고착화되어 분배의 악화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양극화 심화의 책임을 탐욕스런 정치인과 기업가들에게만 온전히 돌릴 수 있을까? 당장의 감세와 값싼 제품에 환호하고, 자산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정치권과 부화뇌동하고, 사회 문제에 무관심한 채 일상의 재미에만 빠져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자업자득은 아닌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려는 젊은이라면 이러한 사회문제에 감시의 눈을 떼지 말아야 하며,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월가 시위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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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